원화강세 속 순매수 늘어…시총 2000억 육박
최근 원·달러 환율은 빠른 속도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85.4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5년 5월6일(108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 9월28일 1148.0원으로 3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한 후 연일 내리막길이다. 환율 추세와 맞물려 9월 말까지 4개월 연속 ‘셀(Sell)코리아’ 행렬을 보이던 외국인이 ‘바이(Buy)코리아’로 돌아섰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약 3조5000억원치를 내다팔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10월부터 현재까지 5조873억원치를 순매수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 시가총액은 현재 1933조원으로 연말께 2000조를 돌파할 전망이다.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 속 환차익을 이용해 투자이익을 늘리려는 기대심리도 작용했다는 판단이다. 예를 들어 환율이 1달러에 1100원일 때 한국시장에 진입한 외국인이 이후 원화 강세로 1달러에 1000원일 시점에 주식을 되팔면 1.1달러 이상의 가치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05~2007년, 2009~2011년께도 원화 강세 속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며 코스피 상승으로 이어진 바 있다.
수출 영향 ‘제한적’ vs 주도주인 IT株 ‘흔들’
원화강세 장기화에 따른 주가 흐름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박상현 사무는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 수출기업의 부진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수출은 환율보다 글로벌 수요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며 “수출부진에 대한 심리적 우려로 코스피는 일시적 조정을 받겠지만 오히려 외국인의 자금유입에 긍정적”이라고 봤다. 반면 원화 강세가 지나치게 길어질 경우 외국인 증시유입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주식시장의 높은 수출의존도를 감안할 때 원화 강세가 코스피 상승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며 “예전과 달리 현재는 대표적인 수출주인 정보기술(IT)이 주도주여서 원화 강세는 부담요인”이라고 봤다. 이 연구원은 “당사(대신증권)의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연내 1140원까지 회복된다는 것으로, 이 경우 코스피는 IT 주도의 상승추세를 재차 강화할 수 있다”며 “원화 강세에 흔들리고 있는 IT의 비중확대를 제안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