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의장은 권 대표와의 인연에 대해 “소개로 만났다. (그는) 매우 스마트하지만 독단적인 스타일”이라고 밝히면서 “지금도 테라폼랩스 주식 1주를 갖고 있지만 퇴사 후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 퇴사 이후 주주총회가 단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2020년 3월 테라 퇴사이후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줄기차게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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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배민과 제휴는 2018년 초의 길”
그렇다면, 테라 코인 출시 초기 그의 명성을 믿고 투자한 사람들은 피해 보지 않았을까. 실제로 티몬과 배달의민족이 ‘테라 페이(테라의 초기 모델, 결제코인)’와 업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건 사실일까.
이데일리 확인 결과, 2018년 4월경 티몬과 배달의민족이 당시 테라폼랩스와 업무협력 양해각서를 맺은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당시 협력 내용은 간편하고 빠르며 국가 간 경계나 카드사·지급결제대행(PG) 마진이 없는 ‘테라 페이’ 프로젝트에 대한 것이었고, 현재 문제가 된 UST(테라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건 아니었다.
그는 하지만,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이 1호 사건으로 ‘루나’를 택한 것과 관련해서는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명확한 (보다 보수적인) 가이드를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데일리는 ①[단독] “스마트하나 독단적” …루나 사태 원인은 ?기사와 ②“주식 1주 있지만 주총없이 권도형 단독 경영” 기사를 통해 관련 내용을 알린다. 다음은 지인을 통해 신 의장과 나눈 서면 질의응답 중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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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후 경영에 전혀 참여 안 해”
-퇴직 이후 사태가 발생했어도 테라폼랩스 주주는 권도형 대표는 11주, 신현성 의장은 1주, 주주가 둘 뿐 아닌가?
-본인이 운영하는 핀테크기업 차이코퍼레이션과 테라폼랩스의 관계는? 권 대표가 지주회사인 차이코홀드의 지분 약 9%를 보유한 이유는?
“테라가 지급결제 쪽으로 목표를 둘 때 차이코퍼레이션은 파트너 서비스였다. 테라가 DeFi 쪽으로 방향을 바꾼 이후에 테라와 차이 간 관계도 끊어졌다. 차이에 권 대표도 원래 50% 지분이 있었는데 8%대까지 양도해 왔고, 지속적으로 낮춰나가고 있다. 차이가 상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단번에 주식을 매도하는 건 쉽지 않다. 내가 테라폼랩스의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것처럼 권 대표도 2020년 초부터 차이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
“수사에는 성실하게 임하겠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나?
“공동 창업자로서 누구보다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테라의 서비스는 제가 퇴사 한 이후 워낙 많이 바뀌었다. 준비금 정책이나 지급결제에서 DeFi로, 앵커프로토콜(Anchor) 20% 상품 등이 그렇다. 규모도 제가 퇴사 한 이후 300배 성장했다. 제가 있었을 시의 테라와 지금의 테라는 완전 다른 회사라고 생각한다.”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이 1호 사건으로 ‘루나’를 택했다는데 수사에 성실히 임할 생각인가?
“성실히 임하겠다.”
-20%로 꼬신 게 유사수신규제에 대한 법률 위반으로 보는가?
“제가 있을 때 기획된 서비스가 아니다, 법적인 부분은 잘 모르겠다.”
-루나의 상장폐지 시점이 거래소 별로 제각각 이었다. 상장과 폐지 관련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스테이블 코인의 준비금 기준 명확해질 것”
-앞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방향과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의견 부탁한다.
“암호화폐 시장은 과거에도 겨울이 지나간 다음에 다시 성장했던 것처럼 지속적 발전은 있을 것 같다. 특히 P2E(돈버는)게임,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 쪽으로 새롭게 진출 한 업체들이 많아 다음 성장 동력이 될 것 같다. 이번 사건으로 암호화폐 규제는 가속화되면서 보다 법적 가이드라인이 명확해 질거라 예상한다.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지속 성장 할 것 같으나, 스테이블 코인의 준비금 기준과 준비금 유형에 대해 보다 집중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2020년에 이미 테라를 떠났다. 테라를 떠나 다른 사업에 집중하게 된 이유는?
“저는 처음부터 ‘결제’ 시장을 혁신하고 싶어서 테라를 공동창업하게 됐다. 그러나, 암호화폐를 결제 시스템에 접목 시킬 수 없다는 가이드라인 등이 금감원에서 발표되면서 블록체인을 활용 해 결제를 혁신하는 게 그 당시 규제 테두리 내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때 저는 테라를 퇴사하고 차이를 핀테크 (결제) 회사로 키워나가기로 결정했고, 테라는 DeFi 방향으로 회사 방향을 새롭게 세웠다.”
-웹 3.0 이커머스에 집중한다고 아는데, 움직이면서 돈 버는 M2E, 돈 버는 게임 P2E 등과 DeFi 서비스에 대한 행보가 궁금하다.
“이 부분은 제가 진행하는 게 아니어서 언급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번 루나, 테라 사태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이 있을까?
“UST 발행량은 2021년 11월 28억 8000만 달러에서 무너지기 전 2022년 5월에는 187억 3000만 달러로 6개월 동안 무려 160억 달러가 늘어났다. 많은 테크 회사들이 성장기에는 성장에만 초점을 두고 경영이 되지만, 너무 큰 규모의 성장이 이뤄지기 전 최악의 상황을 위한 프로토콜이 완벽하게 준비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