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무조건 1인실” “커피 타 와라”…코로나19 진상 환자들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 “일부 환자들 무리한 요구” 고충 토로
  • 등록 2020-08-26 오전 8:37:45

    수정 2020-08-26 오전 8:44:23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코로나19 전담 병원에서 근무 중인 간호사들이 의료진을 힘들게 하는 환자들에 대한 고충을 잇달아 토로하고 있다.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가 일부 입원 환자들의 무리한 요구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다. (사진=JTBC ‘뉴스룸’ 방송화면)
지난 25일 JTBC ‘뉴스룸’과 익명 인터뷰를 진행한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 A씨는 “저희 병원은 간호사가 배식과 청소도 겸하고 있는 상황이라 반찬과 청소에 대한 불만이 굉장히 많다”고 밝혔다.

A씨는 “아무래도 활동 반경이 좁은 환자들이 입원 중에 가장 직접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게 (간호사들이 하는) 배식이나 병식이다 보니까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뜨거운 커피를 먹어야 하는데 왜 뜨거운 물을 못 가져오게 하냐, 그럼 한 잔 타주라고 얘기하시는 분도 있고 다른 데는 밥도 맛있는데 여기는 왜 만날 세 가지 고기만 돌려서 주냐, 조리법도 엉터리고 이렇게 못 해서 사람이 먹겠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다”고 설명했다.

A씨는 또 “날카롭거나 깨질 수 있는, 안전에 위해가 될 수 있는 물건은 반입 금지를 하고 있는데 참치 캔을 넣어달라고 얘기를 하셔서 그건 안 된다고 하면 동의를 못 하시더라. 그래서 참치를 종이컵에다가 담아서 드렸더니 전화기를 집어던져서 박살 난 경우도 있다”고 고충을 전했다.

그는 “바닥에 수액이 한 방울이라도 떨어지면 당장 치우고 나가라고 여기는 청소도 제대로 안 하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환자들이 많이 증가했기 때문에 2인 1실(을 사용해야만 한다)고 설명했지만 자기는 꼭 1인실을 쓰겠다고 얘기하면서 환자가 들어오면 몸으로 밀치고 막아서 1인실을 사수하겠다고 얘기하시는 분도 있었다”고 밝혔다.

A씨는 이어 확진자가 푹증하기 시작한 지난 14일 이후 상황에 대해 전했다. A씨는 “14일부터 한 3일 동안 75명 정도가 입원하는 등 환자가 갑자기 늘었다. 그런데 그분들 중 일부는 입원에 대한 동의를 하고 오신 분들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왜 입원했는지 모르겠다’ ‘국가가 나를 감금했다’ 이런 얘기도 하신다. 입원 동의가 안 되다 보니까 코로나19 양성 나온 것부터 해서 입원에 대한 얘기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설명해 드려야 되는데 방호복을 입고 나서 이걸 다 설명해야 한다. 그 과정이 너무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환자들의 무리한 요구를 거부할 수 없느냐는 물음에 A씨는 “아무래도 간호사가 ‘백의의 천사’라는 이미지가 강하고 환자들이 약자라고 생각을 하게 되니까 싫은 소리를 못하게 되는 것 같다”면서 “저희가 공공병원이다 보니 후에 민원이 들어오면 문제가 될까 봐 그런 경우도 있고 또 따지고 보면 간호사 잘못처럼 될까 봐 그냥 덮고 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끝으로 “(의료진을) 응원해 주시고 잘 따라주시는 좋으신 환자분들도 엄청 많은데 이런 부분들(무리한 요구를 하는 환자들) 때문에 너무 힘들다”며 “처음에는 쉽게 넘어갈 수 있었던 문제들도 환자들이 너무 많아지니까 더 힘들게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과 인터뷰를 한 다른 병원 간호사 B씨 역시 일부 입원 환자들의 무리한 요구에 힘들다고 토로한 바 있다.

B씨는 “파스를 달라거나 영양제 달라는 분들도 있고 반찬 바꿔달라고 투정하시는 분들도 있고 커피나 담배, 과일, 삼계탕 등 요구하시는 분들도 있다. 심지어 팬티까지 빨아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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