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일본은행 총재 구로다 연임 유력”…남은 변수는?

중의원 선거 승리로 구로다 주도 ‘아베노믹스’ 힘 실려
아베 측근 중심 변화 목소리도… 새 인물 선임 가능성도
  • 등록 2017-10-28 오후 1:08:18

    수정 2017-10-28 오후 1:14:12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30개국(G30) 국제 은행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그의 임기는 내년 4월까지다.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중의원 선거 압승으로 ‘아베노믹스’ 실행자 격인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의 연임이 유력해졌다. 시장도 그의 연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가운데 그 이유와 예외적인 변수 분석에 나섰다.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은 “시장은 ‘아베노믹스’가 이어지게 된 만큼 이를 이끈 구로다 총재의 연임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구로다 총재의 임기는 2018년 4월 끝난다. 일본은행 총재 인선은 총리의 지명은 물론 국회 동의가 필요한 만큼 내년 1월 일본 정기 국회에서 지명 안이 나와야 일정 내 새 총리를 결정할 수 있다.

아베는 2012년 2기 총리 취임 직후인 2013년 구로다 총재를 선임하고 디플레이션(침체) 탈피를 위해 물가 2% 달성을 목표로 한 대규모 경기 부양책 ‘아베노믹스’를 시행했다. 아베노믹스의 명운을 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만큼 아베노믹스 기조는 이어지게 됐고 그러기 위해선 이를 잘 이해하는 총재와 발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도 중의원 선거에서의 승리가 확실해진 시점에서 관계부처 장관에게 “(구로다가) 잘해온 만큼 특별히 바꿀 이유는 없다”고 언급했다.

아베노믹스의 기본 틀은 저금리 기조 속 채권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장에 돈을 푸는 대규모 금융 완화를 통해 엔화 약세와 주가 상승,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것이다. 성과도 있었다. 아베노믹스 성공의 지표가 되는 물가인상률이 2014년 마이너스권에서 0.7%대까지 회복했다. 주가 역시 닛케이종합지수가 20여년만에 2만2000선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다. 아베 정부는 물가인상률이 2%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목표로 그때까진 아베노믹스, 즉 대규모 양적 완화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아베 총리는 이번 선거 승리로 구로다 총재 재기용에 최대 걸림돌인 국회의 반대 우려에서도 벗어났다. 구로다 하루히코가 1944년생(73세)으로 5년 연임 땐 78세가 된다는 점은 부담일 수 있다. 그러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나이는 문제될 것 없다”고 말했다.

시장도 구로다의 연임을 바라는 분위기다. 닛케이는 “안정된 엔화 가치를 바탕으로 한 주가 상승은 아베노믹스의 최대 성과”라며 “그 상징인 구로다 총재의 교체는 시장에 대규모 완화의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엔/달러 환율은 구로도 총재가 취임한 2013년 달러당 92엔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114엔을 육박하고 있다. 그만큼 엔화가치가 내렸고 수출 중심의 일본 경제가 수혜를 받는다는 의미다. 미국, 유럽이 금융 완화정책에서 벗어나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것과 비교하면 더더욱 대조적인 상황이다. 헤지펀드를 비롯한 국제 큰 손들도 저금리 기조의 엔화를 팔아치우며 엔화 가치 하락 흐름을 떠받들고 있다. 크레딧아그리콜은행 사이토 유지는 “만에 하나 차기 총재가 구로다식 완화 정책을 계승하지 않는 인물로 선임된다면 일본은 엔화 강세, 주가 하락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선 아베노믹스로 지탱해 오던 일본 경제 선순환 구조가 무너진다면 다시 2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공포가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시장 역시 (구로다 총재) 인선을 묶어놓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아베 총리와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중의원 선거 압승에 안도하고 있지만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내후년 참의원(상원의원 격) 선거 등 매년 변수가 될 정치 이벤트가 펼쳐진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자민당 총재)가 지난 23일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전날 열린 중의원 선거에서 연립 여당인 공명당을 포함해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두며 ‘아베노믹스’를 비롯한 자신의 정책에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 /AFP


구로다 총재나 그의 노선을 추구하는 후임 인사 외에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아베 내각 초대 관방장권을 지낸 아베 총리의 측근 혼다 에츠로(本田悅朗) 주 스위스 대사는 정부와 일본은행의 정책 협력 방식의 변화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최근 정부 재정의 적극적인 활용을 우선하고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닛케이를 통해 밝혔다. 아베 총리의 경제 브레인으로 꼽히는 나카하라 노부유키(中原伸之)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도 일본은행이 보유한 국채 일부를 상환 없는 무이자 영구채로 바꾸는 방식의 변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정부와 일본은행의 정책 협력 기조가 바뀐다면 자연스레 수장의 변화도 뒤따를 수 있다. 닛케이는 “나카소 히로시(中?宏) 부총재, 아마미야 마사요시(雨宮正佳) 이사 등 새로운 진용을 갖추리란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측근인 혼다 대사나 이토 다카토시(伊藤隆敏) 미 콜롬비아대 교수 기용론도 나오고 있다. 닛케이는 “실물 경제를 키우려면 규제 완화를 통해 잠재성장력을 끌어올리는 게 필수”라며 “(현재처럼) 금융 정책에만 의존한다면 정부의 해이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일본은행 차기 총재 논의 과정에선 아베노믹스의 근본적인 재구축 고민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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