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로결석 "으악, 옆구리가…" 물 많이 마셔야 예방돼요

  • 등록 2007-08-31 오후 12:10:00

    수정 2007-08-31 오후 12:10:00

▲ 요로 결석의 고통은 ‘출산의 고통’으로 비유될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평소 물을 많이 마셔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한국일보 제공] 퇴근 후 찬 이슬이 뚝뚝 듣는 시원한 캔맥주 한 잔과 땅콩 한 움큼을 앞에 두고 TV를 시청하는 게 회사원 김모(43)씨의 유일한 낙이다. 특히 올 여름 열대야가 이어지자 매일 밤 맥주 한 잔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그런데 김씨는 며칠 전 평소처럼 명치 끝까지 시원해지는 맥주를 몇 캔 마시고 터질 듯한 요의(尿意)를 느껴 화장실에 갔다가 낭패를 당했다. 이상하게도 소변이 잘 나오지 않았던 것. 몇 분간 씨름하다 간신히 몇 방울을 짜내고 옷을 추스르는데, 갑자기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 옆구리를 찔러왔다.

통증이 너무 심해 바닥에 주저앉은 그는 10여 분 후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X선 촬영 결과, 요관에서 1.5㎜ 크기의 작은 돌이 발견됐다. 요로결석이었다. 요로결석은 소변으로 배출되는 칼슘이나 수산염이 딱딱한 알갱이로 굳어져 생기게 되는 비뇨기과의 대표적 질환으로, 겨울보다 여름에 더 많이 발병한다.

■ 비뇨기과 환자 3명 중 1명이 요로결석

요로결석은 30~40대에 주로 발병하며 남자환자가 여자환자보다 1.5배 정도 많다. 최근에는 20대의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선진국은 전체 인구의 12%, 한국은 10% 정도가 일생에 한 번 이 질환에 걸린다.

우리나라에서도 종합병원 비뇨기과 입원환자의 25~30%를 차지할 만큼 흔하다. 특히 부갑상선 기능항진증이나 통풍 환자, 비타민D 과다 섭취자,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있는 환자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발병 원인은 유전적 요인, 음식섭취와 성별, 기후 등 복합적이다. 음식물이나 몸 안의 대사과정에서 생긴 칼슘, 수산염, 인산염, 요산 등이 소변으로 너무 많이 배출되거나, 소변량이 상대적으로 적을 때 이들 성분이 소변에 충분히 녹지 못해 알갱이가 만들어지고 커지면서 생겨난다.

요로결석은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 겨울보다 2~3배 가량 늘어난다. 더운 날씨로 인해 몸에 있던 수분이 땀으로 많이 빠져나가 소변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피부가 강한 햇빛을 받아 비타민D가 활성화하면, 결석의 주요 성분인 칼슘 배출량이 늘어나 결석이 생기게 된다.

■ 통증 없다고 방치하면 콩팥 기능 상실

요로결석의 주요 증상은 옆구리 부위의 극심한 통증이다. 흔히 ‘출산의 고통’에 비견될 정도로 극심한 고통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결석이 콩팥 안에 있으면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다가 결석이 신장에서 요관으로 이동하면 소변이 방광으로 나가는 길을 막아 신장이 붓고, 신경을 자극해 심한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상황이 이쯤 되면 구토와 메스꺼움, 복부 팽만감 등 소화기계통에도 이상이 나타난다.

사실 요로결석은 통증이 없거나, 통증이 있다가 없어져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 하지만 아프지 않다고 방치했다가는 콩팥이 부어 기능이 떨어지고, 심하면 콩팥 기능을 잃게 될 위험도 있다.

요관 윗부분에 결석이 나타나면 남자는 음낭이나 고환, 여자는 음부에 통증을 느낀다. 소변에 선홍색이나 갈색의 피가 섞여 나올 수도 있다. 특히 소변에서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가 나타난다면 요로결석의 가능성이 높다.

한편 요관 아래 부분에 결석이 생기면 자주 소변을 보고 싶고 배뇨시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병이 진행돼 요로 폐색과 감염이 동반되면 고열과 오한이 뒤따르고 콩팥에 농이 생길 수도 있다.

■ 진단과 치료는

결석 여부는 소변검사, 소변배양검사, 혈액검사 등을 해보면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초음파검사 및 X선 촬영으로 쉽게 요로결석 증상을 밝혀낼 수 있다. 결석의 90% 이상은 칼슘을 포함하고 있어 X선 촬영을 하면 뚜렷이 나타난다.

치료는 결석이 자연적으로 빠져나오기를 기다리는 대기요법(待期療法)과, 인위적으로 결석을 제거하는 제석요법(除石療法)이 있다. 대기요법은 결석 크기가 4㎜ 이하인 경우에 주로 시도한다.

이 요법은 약물과 함께 다량의 물을 마시면서 1주 간격으로 X선 촬영을 시행하고, 결석의 변화를 관찰한다. 만일 대기요법을 3주간 실시해도 결석이 배출이 되지 않거나 요로가 감염되어 구역질과 구토 등의 증상이 심할 때, 요관폐색이 있을 때에는 즉시 수술을 통해 결석을 제거해야 한다.

제석요법에는 체외충격파쇄석술, 요관내시경술 및 개복수술 등이 있다. 최근 결석치료법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은 체외충격파쇄석술이다. 이 치료법은 몸 밖에서 콩팥이나 요관에 있는 결석에 인체에 해가 없는 고에너지 충격파를 가해 깨뜨리는 방법인데, 치료효과가 높고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적은 장점이 있다.

5~6회 이상 반복 치료할 경우 90% 정도 완치가 된다. 특히 0.5~1.5㎜ 크기의 결석은 2~3회의 시술로 거의 없앨 수 있다. 입원하지 않고 30분 정도면 시술할 수 있다.

최근에 등장한 요관 내시경 수술은 요도를 통해 요관으로 내시경을 넣어 시술하는 방법으로, 하부 요관 부위에 있는 결석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 요관 내시경 수술과 함께 쓰이는 홀륨 레이저 쇄석술은 모든 성분의 돌을 깨뜨릴 수 있고 요관 협착이나 출혈도 함께 치료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홀륨 레이저 쇄석술은 안전하고 수술 성공률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신장의 큰 결석(녹각석)의 경우 피부에서 신장까지 작은 구멍을 뚫어 신경(신내시경)을 이용한 쇄석술도 이용되고 있다.

■ 재발률 높아 예방이 중요

고려대 안산병원 신장내과 차대룡 교수는 “요로결석은 1년 내 10%, 6년 이내 20~70%가 다시 발병할 정도로 재발률이 높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평소 물을 많이 마셔 체액이 과포화상태가 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년에 1~2회 정기점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결석을 만드는 성분은 대부분 음식에 포함돼 있으므로 결석이 생긴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식이 조절도 필요하다. 결석 원인이 되는 칼슘, 인산, 수산, 요산이 다량 함유된 식품은 피하는 게 좋다. 다만 여성의 경우 칼슘이 결핍되면 골다공증에 걸리기 쉬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짠 음식을 피하고 육류는 하루 200g 이하만 섭취한다. 수산염이 많이 함유된 음식, 즉 콩, 땅콩, 호두 등 견과류와 시금치, 케일, 코코아, 초콜릿 등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또 우유와 커피, 홍차는 하루 3잔 이상 마시지 말고, 지속적인 과음은 결석을 만들 수 있으므로 삼간다.

흔히 맥주를 마시면 결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 작은 결석을 배출하기 위해 단기간 물 대신 마시는 것은 괜찮지만, 장기적으로 섭취하면 오히려 결석을 유발하는 성분이 있으므로 해로울 수 있다.

얼마 전 미국 국립 신장ㆍ배뇨질환 센터는 호프 속에 결석 생성 요소의 70~80%를 차지하는 옥살레이트가 다량 함유돼 있다고 발표해 맥주가 결석 예방에 좋다는 속설을 뒤엎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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