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정말 중국 맞아?

좌우 거리 3㎞ 세계 최대 공항
차 한잔 2만4000원짜리 카페
  • 등록 2008-04-24 오전 11:05:00

    수정 2008-04-24 오전 11:05:00

[조선일보 제공] 중국 베이징에서 사는 외국인들은 종종 ‘티아이씨(T.I.C)’라는 말을 쓴다.‘ This is China!(이게 중국이야)’의 줄임말. 소매치기를 당하거나 속아서 가짜를 샀을 때 외국인들은 푸념하듯 말한다. “ 그래, T.I.C(이게 중국이지).”
그런데 요즘 외국인들은‘I.T.C?(Is this China? · 이게 정말 중국이야?)’라는 말도 많이
쓴다고 한다. 21일 중국 베이징 왕푸징(王府井) 거리 앞 최신식 쇼핑몰‘둥팡신톈디(東方新天地)’에서 만난 호주 여성 그레이스(Grace · 34)는“요즘 베이징 참 좋아졌다”며“I.T.C?”라고 덧붙이더니 씩 웃었다. 2008년 올림픽을 앞둔 베이징,‘ I.T.C?’라는 말이 절로 나올 법한 새로운 베이징의 명소를 돌아보고 왔다.

■ 젊은 예술이 춤춘다…'따산쯔(大山子) 798’예술특구

▲ ‘따산쯔 798’의 인민복 동상.
군수공장 지대를 개조해‘미술거리’로 만든 베이징의 새로운 예술특구. 뉴욕타임스가‘ 모던 베이징’의 상징 중 하나로 꼽은 곳이다. 그러나 막상‘따산쯔 798’입구에 들어서면“이게 뭐야?”싶을 수도 있다. 황량한 거리, 건축물들은 하나 같이 거대한 파이프를 드러낸 채 러질 듯 서 있다. 곳곳에 낙서가 들어찼고, 공사 중인 인도는 잔뜩 파헤쳐져 있다. 비라도 오면 못 걸어 다닐 정도다.

매혹은 인내심 끝에 뒤늦게 찾아온다. 거리한 가운데 있는 중국 인민복을 형상화한 거대한 동상을 뜯어보면 장난처럼 그래피티(graffiti)를 덧입혔다.‘ 중국 공산당 만세’라고 적힌 담벼락의 붉은 구호 아래엔 키스를 하는 젊은 남녀 나체가 그려져 있다. 엄숙함을 비튼 유머에 웃음이 난다. 골목골목 숨어있는 카페는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럽다. 차 한 잔 가격은 보통 20~30위안(1위안=약140원). 팬케이크와 샐러드를 곁들인 브런치를 파는 곳도 간혹 보인다.

술 창고 지대를 개조해 만들었다는 '지우창(酒廠)' 예술특구, '차오창디(草場地)' 예술특구도 널리 알려진 곳이다. '따산쯔 7983'에서 택시로 약 10분 거리, 공장이나 폐가를 개조해 갤러리 단지로 만들었다는 점에선 798 거리와 비슷하다. 골목을 돌 때마다“저게 다 갤러리야?”라는 한숨이 나올 만큼 규모가 크다. 다듬어지지 않은 삼청동을 보는 느낌이다. 공사현장을 덮은 녹색 천을 찍어놓고 산수화처럼 족자에 걸어 놓거나, 철거현장에 앉아 시위하는 중국 서민들을 찍은 다큐멘터리 사진도 볼 수 있다. 무섭도록 빠르게 변하는‘성장 지향’의 중국을 향해“조금만 더 천천히 가자”고 속삭이는 것 같다.

■ 서우두 공항 제3터미널, 올림픽 수영경기장 '워터 큐브'

지난 3월 개장한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의 제3청사는 규모로 압도하는‘중국다움’을
느낄 수 있는 첫 번째 장소. 언론들이 이 제 3터미널을 가리켜‘미니 신도시’라고 부르는 것은 과장이 아니다. 인천공항 면적의 약 2배 (98만6000㎡), 축구장을 170개 정도 합친 면적이다. 단일 공항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좌우 거리(약 3㎞)가 워낙 길다 보니 자칫 비행기를 놓칠 가능성도 있다. 붉은 마감재를 세련되게 사용한 높디 높은 천장, 한 눈에 다 들어오지 않는 거대한 공항 로비를 바라보고 있자니 누군가 옆에서“더 높이, 더 넓게, 더 크게” 라고 외치는 환청이 들릴 지경이다.

지난 1월에 완공한 야윈춘(亞運村)의 ‘올림픽 수영경기장’도 볼 만 하다. 입방체 형태의 외벽은 꼭 수 백 개의 거대한 물방울이 달라붙어 있는 것 같다. ‘ 워터 큐브’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밤이 되면 눈부신 코발트 빛깔의 조명이 들어와 건물 전체가 환하게 빛나는 물방울, 혹은 형광 주사위처럼 보인다.

▲ "신광텐디" 거리 모습.

■ 둥팡신톈디, 신광톈디

하얏트 호텔이 있는 왕푸징(王府井) 거리에있는 대형 쇼핑몰 둥팡신톈디(東方新天地
· www.orientalplaza.com)는 두바이 최대 쇼핑몰‘몰 오브 에미레이트’를 연상시킨다. 롤렉스, 티파니, 막사마라, 에르메네질도 제냐 같은 명품 숍이 늘어선 내부, 제대로 다 돌아 보려면 반나절은 잡아야 한다. 규모는 압도적이지만 가격적인 면을 따진다면 큰 매력은 없다. 옷이나 구두 같은 제품은 우리나라보다 오히려 비싼 편. 식·음료는 저렴하다.
분수를 뿜고 있는 햐앗트 백화점에서 아래를 굽어 보면 최첨단 유리 도시와 낡은 벽돌
건물이 늘어선 구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지하철 1호선 시다왕루역(西大望路站) 쪽의 신광톈디(新光天地·www.shinkongplace.com)도 쇼핑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들러봐야 할 곳.‘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모스키노 칩 앤 시크3 같은 브랜드가 즐비하다. 

▲ 카페‘즈윈간’내부. 창 너머로 눈처럼 새하얀 돌이 깔린 정원이 보인다.

■ 카페 '즈윈간(紫蕓軒 · green tea house living)'

베이징에도 차 한 잔에 160위안(약 2만3000원)이나 하는 카페가 생겼다면 믿어지시는지? 베이징 시내에서 약 30분을 달리면 나오는 허거장(何各庄)에 위치한 카페 '즈윈간'은 찻집이라기 보단 박물관을 연상시킨다. 높은 담으로둘러싸인 건물, 미로처럼 돌아서 들어가면 눈처럼 새하얀 자갈이 깔린 거대한 정원이 나온다.
그 위엔 새하얀 찻집 하나가 궁전처럼 들어서 있다. 지극히 인공적인 아름다움, 벽도 하늘도 바닥도 온통 하얗다. 흰 새장, 흰 옷이 늘어선 거대한 옷장, 거대한 유리문을 열어야만 들어갈수 있는 화장실. 엄청나게 큰 연못도 있다. 차 한 잔에 약 160위안, 초콜릿 쿠키가 98위안. 86-1360-1137-132, www.green-t-house.com

■ 레스토랑 란(蘭 · Lan)

유명 디자이너 필립 스탁(Starck)이 디자인한 레스토랑. 중국의 새롭고 모던한 레스토랑 중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힌다. 다채로운 색채의 의자와 휘황찬란한 탁자, 왕관모양을 흉내낸 독특한 샹들리에…, 천장엔 수백 장의 그림들이 액자에 걸렸다. 음식 값은 100위안~1000위안까지 다양하다. 화려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에 비해 맛은 떨어지는 편이다. 젠궈먼루(建國門路) 거리에 있는‘LG 쌍둥이 빌딩’4층에 위치.
문의 lanbeijing.com, 8610-5109-6013

▲ 서우두 공항 제3청사, 단일공항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레스토랑‘란’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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