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反美)` 딱지 붙을라…트럼프에 갈팡질팡하는 美기업들

세금회피용 M&A 딜 잇달아 무산돼
중국공장 이전여부 컨틴전시플랜 마련중
트럼프 트위터만 예의주시하는 중
  • 등록 2017-01-11 오전 7:59:53

    수정 2017-01-11 오전 7:59:53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외치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구호 앞에 미국 기업들이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다. 중국에서 공장이나 사업체를 운영하거나 미국내 직원을 감원하려고 계획했던 기업들이 자칫 `반미(反美·anti-American)`라는 꼬리표라도 붙어 시달림을 당할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기업체 임원들과 월가 투자은행(IB) 뱅커, 위기관리 컨설턴트 등을 인용해 미국내 많은 기업들이 이런 불안에 빠져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트위터에서 공개적으로 비난했던 제너럴모터스(GM)와 록히드마틴, 유나이티드 테크놀러지스 등은 물론이고 다른 미국 대기업들도 혹시나 다음 타깃으로 자신들이 지목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 제조공장을 가지고 있거나 미국내 인력을 줄이거나 제품가격을 인상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트위터상에서 “미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본사를 옮기는 기업, 임직원을 해고하는 기업, 해외에 새로운 공장이나 플랜트를 짓는 기업들이 어떠한 처벌이나 응징도 없이 자기 제품을 다시 미국으로 들여와 판매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짓이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선거 유세기간에도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반(反)글로벌화라는 컨셉을 가지고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 중심으로 수 천개의 미국내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이 때문에 필연적으로 인력 감축과 해외로의 생산기지 이동을 수반할 수 밖에 없는 인수·합병(M&A)을 추진하던 기업들이 행여 반애국적인 기업으로 낙인 찍힐까 두려워 딜을 늦추고 있다고 월가 IB 전문가들이 전했다. 실제 버뮤다에 본사를 둔 화이트마운틴 인슈어런스그룹은 본사를 조세피난처인 버뮤다로 옮겨 법인세를 피하려는 미국 기업에 회사를 매각하는 딜을 추진해왔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트럼프 당선 이후 부담을 느낀 유력 인수후보 기업이 이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유사한 이유로 조세피난처에 있는 보험사를 인수하려던 두 건 이상이 딜이 성사 직전 단계에서 깨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을 적대시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언사로 회사 의사결정을 뒤로 미루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업체인 핏빗을 이끌고 있는 한국계 제임스 박 최고경영자(CEO)는 “핏빗을 포함해 중국에 제조공장을 두고 있는 기업들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을 짜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자신이 공언한대로 중국과 멕시코산(産) 제품에 고율의 관세나 국경세를 물릴 경우에 대비한 계획인 셈이다. 박 CEO는 “더 높은 비용을 물더라도 중국 이외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트위터를 주시하면서 자신의 회사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전문가들에게 자문하거나 회사 입장을 대외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방안을 강구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아예 전담팀을 만들어 트럼프의 트위터를 모니터링하기도 하고 PR 전문업체에 자문을 구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는 것. 미국 국방부에 대규모 방산제품을 납품하는 한 대기업 임원은 “트럼프와 맞설 계획은 없으며 즉시 (그의 발언을) 인정하고 그 레이더망 아래로 내려가 있으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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