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캠핑 즐기자… 서울 월드컵공원 노을캠핑장

17일밤, 붉은 노을 아래 대~한민국
  • 등록 2010-06-16 오전 11:40:00

    수정 2010-06-17 오전 8:02:30

[경향닷컴 제공] 도심으로 캠핑가자. 캠핑이라고 하면 산첩첩 물겹겹 수려한 골짜기나 강줄기를 떠올리게 마련인데, “웬 도시에 캠핑장?” 하고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한강변 난지도 캠핑장을 다녀와본 사람은 거긴 너무 시끄럽고, 밤새 왁자하던데 하고 머리를 흔들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도시에도 캠핑장이 들어서고 있는 추세다. 중랑구도 7월 중 캠핑장을 준비 중이다. 그나저나 도시에서 무슨 흥으로 캠핑할 수 있나 싶겠지만 산에서 못느끼는 묘한 재미가 있다.

국내외 캠핑안내서를 낸 캠핑 전문가 김산환씨는 “자연 캠핑장은 많은데 도심 캠핑장은 귀하다. 도시에서 캠핑하는 것은 내가 사는 공간, 아니 사람들이 자신들이 사는 공간을 떨어져서 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개장한 서울 월드컵공원 노을캠핑장에 다녀왔다. 난지도 노을공원에 세워진 캠핑장이다. (강변북로 옆 난지캠핑장이 아니다.) 장점과 단점을 꼽아봤다.


와, 이런 데가!

1. 경관 참 좋다 = 캠핑장이 세워진 자리는 원래 퍼블릭 골프코스가 있던 곳이다. 사방이 잔디밭이고 헤저드로 만들어 놓은 연못도 있다. 야경도 좋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한강과 도시의 빌딩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삼각대 놓고 야경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볼 수 있겠다.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딱딱하고 멋없는 도시다. 오죽했으면 줄레조 같은 프랑스 학자는 사각형 아파트 단지를 군대 막사를 연상시킨다고 했을까. 하지만 밤이 되면 성냥갑 같은 아파트들이 불을 환히 켜서 세계에서 가장 밝은 도심이 된다. 환한 야경,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달리는 자동차 불빛…. 역설적으로 이게 보기 좋다.

▲ 개수대
2. 가깝다 =
여름날 다리 밑에서 돗자리 펴놓고 밤에 더위를 식히는 것보다 잔디밭 캠핑장을 찾아가보는 것도 좋겠다. 캠핑은 텐트 치는 것만 해도 한 시간은 족히 걸린다. 캠핑장까지 가서도 해야할 일이 많다.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있는 캠핑장이라면 퇴근하고 들를 수도 있다. 가까워 시간이 절약된다.

3. 다 빌려준다 = 요즘 캠핑은 돈 없는 사람들이 가는 절약여행이 아니라 제법 먹고살 만한 사람들이 하는 레저다. 오토캠핑 그늘막 하나만 해도 UV코팅된 제품은 수십만원 한다. 아이스박스도 좋은 것은 30만~40만원이다. 여기에 그릴값도 만만치 않다. 테이블, 의자…. 살 건 너무 많다. 노을 캠핑장의 장점은 쉽게, 초보자들도 할 수 있도록 다 빌려준다는 것이다. 텐트와 매트리스도 빌려주고, 석쇠, 장작, 숯, 번개탄도 현장에서 살 수 있다. 목장갑, 랜턴도 판다. 게다가 불피울 수 있는 화로터까지 만들어놓았다. 고기를 구워먹고 싶다면 삼겹살 정도만 미리 사가면 된다.

▲ 전기시설
4. 아이들에겐 딱이다 =
아이들이 잔디밭에 뛰놀 수 있다. 잔디밭이 넓다보니 공놀이를 해도 된다. 옆에 자연물 놀이터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 물놀이터”로 생각했지만 “자연물 놀이터”다. 목재 등 자연물을 가지고 노는 공간이다.

뭐야, 이거!

1. 캠핑장이 왜 이리 멀어 = 첫 인상은 좋지 않았다.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캠핑장은 언덕 꼭대기에 있고, 캠핑장까지는 골프카트를 끌고 가야 한다. 800m다. “그래 이 정도는 참아야지” 하고 가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차는 다시 주차장에 가져다 놓아야 한다. 주차장까지는 도로 끝에서 600m다. 해서 자동차에서 짐만 내려놓고 주차를 시킨 뒤 뙤약볕에 1.4㎞(800m+600m)를 걸어야 한다. “아니, 요즘 캠핑장은 차를 바로 텐트 옆에 둘 수 있는데….” 캠핑장 관리자인 서울시 푸른도시사업국 직원은 오토캠핑장이 아니라 그냥 캠핑장이라고 했다. “산에 있는 캠핑장이야 걷는 것도 재미지만 아스팔트길을 걷는 것도 캠핑인가? 이건 극기훈련이지!” 캠핑 중인 부부에게 물어봤다. 남편 왈. “아내가 임신 중이라 혼자 카트를 끌고 갈 수도 없고, 파킹해놓고 제가 다시 올라와 함께 갔어요. 당연히 불편하죠.” 전기차 셔틀이라도 있든지 아니면 캠핑장 인근에 주차장이라도 만들든지, 캠핑 전부터 열나게 한다. 

2. 그늘이 없다 =
캠핑은 여름이든 겨울이든 땀을 쏟아내는 일이다. 텐트 한 동 치고나면 땀이 줄줄 흐른다. 잔디밭은 좋은데 그늘은 없다. 공원 주변에 원두막이라도 여러동 있으니 한낮에는 거기라도 가서 쉬는 게 위안이 되긴 하지만.

3. 샤워장 없다 = 요즘 새로 짓는 캠핑장은 온수샤워장과 화장실에 신경을 쓴다. 왜냐고. 캠핑도 쾌적해야 하니까. 서울시, 아니 서울특별시에서 지은 캠핑장인데 왜 샤워실을 안 만들어 놓았을까 의아하다. 다른 시설은 잘 갖춰져있다. 캠핑 사이트 옆에는 전기시설도 있다. 보통 전기시설을 갖춘 캠핑장은 겨울 캠핑을 하기 위해서다. 겨울 캠퍼들은 텐트 속에 화로를 피우면 위험해 전기장판을 깔고 잔다. (전용 전기난로도 있다.) 그런데 노을캠핑장은 겨울 캠핑은 안된다. 김산환씨는 “도대체 캠핑을 해본 사람이 이 캠핑장을 설계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허~참!





■ 여행 길잡이

*노을캠핑장 이용률은 주말 100%, 일요일은 50~60% 정도다. 평일은 10~30%다. 예약은 기본적으로 1일 오후 1시부터 인터넷(http://worldcuppark.seoul.go.kr 02-300-5571)으로 다음달 사용자를 받는다. 공원이용안내에서 노을캠핑장을 클릭한다. 화로터 그림 아래 우표 크기의 ‘노을캠핑장 예약/취소’를 누르면 된다. 주말예약은 2~3분 내에 동난다. 여름휴가철을 제외하곤 평일은 한가하다. 캠핑장은 모두 60면. 한 사이트당 면적은 5X7m, B·C·D·E지역은 5X8m, 전기사이트는 1만3000원, 일반사이트(E지역) 1만원. 주차장은 주중 5000원, 주말 1만원. 입장은 오후 1시 이후부터 오후 10시 이전까지다.

*텐트는 매점에서 빌려준다. 매점은 A사이트 옆에 있다. 2인용 1동에 5000원, 매트리스 1장에 1000원씩이다. 나무장작은 1만원, 숯 3000원, 석쇠 3000원, 번개탄 1000원, 가위 1000원, 과도 1000원, 부탄가스 2000원, 집게 2000원, 목장갑 500원, 랜턴 7000원(소) 1만원(대), 모자 5000원…. 매점은 이용자가 적을 경우 오후 8시까지, 주말은 보통 10시까지 한단다.

*작은 텐트를 꾸리는 것이 노하우다. 오토캠핑의 경우 텐트만 20㎏인데 여기에 아이스박스 등 짐이 많으면 짐 나르다 시간 다 간다. 한여름에 편도 800m를 두 번만 왕복해도 힘이 쫙 빠진다. 짐을 줄이는 게 노하우다.

*오후 5시쯤 캠핑장에 도착하는 게 좋겠다. 오후 1시 이후부터 캠핑을 할 수 있지만 한여름 샤워장도 없는 캠핑장에서 땀 뺄 필요없다. 선선해질 무렵에 가서 하룻밤을 지내는 게 노하우다.

*캠핑여행정보서 <대한민국 오토캠핑장 302>(꿈의지도)에는 도심 캠핑장뿐 아니라 전국 302곳의 캠핑장 정보가 수록돼 있다. 1만9800원

■ 도심 캠핑장

*강동 그린웨이(www.gdfamilycamp.or.kr 02-478-4079): 일자산 중턱에 있다. 계단식 캠핑장이다.

*여수 씨죤(www.seazone.kr 061-692-0056): 한려수도의 야경이 아름답다. 오션리조트와 가깝다.

*서울 난지도(www.nanjicamping.co.kr 02-304-0061~3): 도심캠핑의 원조. 강변북로에서 진입한다.

*과천 서울랜드(http://grandpark.seoul.go.kr 02-500-7870): 텐트를 쳐놨다. 몸만 가면 된다. 주차장에서 야영장까지 300m 정도 걸어가야 한다.

*청주 문암생태공원(043-200-2814): 청주 외곽에 있다. 난지도와 비슷하게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곳을 생태공원으로 바꿨다.

*남원 교령산성야영장(www.namwon.go.kr 063-620-6833): 남원 야경을 볼 수 있다. 샤워장은 없다.

*진해 청소년수련원(http://jcamp.kr 055-544-1950): 진해시청 뒷산 드림파크 안에 있다. 진해 야경을 볼 수 있다.

*경주 메타세콰이어숲(054-745-7601): 보문단지 내에 있다. 경주월드 정문 맞은편 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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