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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따른 경기 한파로 상당수 기업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어려운 상황에서 은행권은 성과급과 임금 인상이 자칫 사회적 눈총을 받지나 않을까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후 5대 시중은행 가운데 하나은행을 제외한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노사가 차례로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마무리했다. 임금 인상률의 경우 4개 은행 노사 모두 상급단체인 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앞서 합의한 1.8%를 받아들였다. 1.8% 가운데 절반(0.9%)을 공익재단에 기부하는 내용도 공통적이다.
임금 인상률은 전년도(2%)보다 0.2%포인트 낮고 일부 은행의 성과급 비율도 소폭 떨어졌다. 하지만 성과급과 별개로 지급되는 격려금·위로금, 신설된 복지 혜택 등을 고려하면 은행 직원들의 보너스가 오히려 더 두둑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예를 들어 월 기본급이 700만원 정도를 받는 은행원은 성과급으로 1400만원 정도의 목돈을 기대할 수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180% 가운데 30%는 3월께 주식 형태로 지급된다.
국민은행의 경우 특별보로금 200%에 더해 15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연말연시 보너스 성격의 현금이 전년보다 50만원 정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임단협을 타결한 우리은행 노사의 경우 특별상여금 수준을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확정된 뒤 지급 여부나 규모를 정하기로 했다.
올해 희망퇴직 조건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하나은행의 경우 특별퇴직금이 전년의 최대 27개월치 평균 임금에서 36개월치(관리자급은 27~33개월치)로 늘었고, 농협은행의 특별퇴직금도 1년 사이 최대 20개월치에서 28개월치로 증가했다.
은행권이 임단협에서 성과급 조건을 타결하는데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이 영향을 끼쳤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은행업종 연간 순이익은 15조원으로 전년보다 7%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성과급 수준은 전년과 비슷하고, 일부 격려금 등이 늘어난 부분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위험을 감수하고 창구에서 재택근무 없이 고생한 직원들에 대한 위로의 성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