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46% "결혼 안해도 남녀동거 괜찮다"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우리나라 국민 두명 중 한명은 결혼하지 않고도 남녀가 동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30대에서의 찬성률은 60%에 육박했다.

3일 보건사회연구원의 ‘가구·가족의 변동과 정책적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8월 전국 20~65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가족 가치관 인식 및 태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 46.1%가 ‘결혼하지 않아도 남녀가 함께 살 수 있다’고 답했다.

전체적으로 동거에 반대하는 비율(53.6%)이 다소 높았지만, 20대와 30대의 경우 찬성률이 각각 53.1%, 59.2%로 상당히 높았다. 반면 50대(63.1%)와 60대(69.1%)는 동거에 부정적이었다. 성별로는 남성(50.6%)이 여성(41.5%)보다 더 많이 찬성했다.

김유경 연구위원은 “아직까지 동거가 사회적으로 공식적, 법적 지위를 확보하지 못했고, 통계로 집계되지도 않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거에 대한 찬성도가 40%이상 되고, 젊은 연령일수록 찬성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앞으로의 변화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4명 중 1명(25.6%)에 그쳤다. 결혼에 대해서는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35.5%)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그래도 하는 게 좋다’는 응답은 34.6%였다.

특히 여성은 44.4%가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답했으나 남성은 26.8%에 그쳤다. 반면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는 응답은 남성이 31.7%, 여성은 19.4%로 나타나 결혼에 대한 남녀간 인식 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가 있어도 이혼할 수 있냐’는 질문에 41.4%가 그렇다고 답했다. 여성(47.6%)의 찬성률이 남성(34.3%)보다 높았다. 또 ‘부부보다 부모-자녀 관계가 중요하다’는 견해에는 10명 중 7명(67.7%)이 동의하지 않았다. 앞으로는 부모-자녀 관계보다는 부부간 유대감과 친밀감이 더 강조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 연구위원은 “앞으로 한국 가족은 많은 변화를 겪을 것이나 결혼의 지연과 회피, 저출산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동거와 무자녀 부부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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