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출석한 송영길 "검사한테 말 안하겠다"…구속영장 피할까

"검찰, 권력의 하수인 돼 인간사냥하고있어"
"수사에 협조한다고한적 없어…묵비권 행사"
법조계 "묵비권 전략 항상 유리하지는 않아"
  • 등록 2023-12-08 오전 9:43:43

    수정 2023-12-08 오전 9:43:43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핵심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송 전 대표는 “검사 앞에서 아무리 억울한 점을 해명해도 실효성이 없다”며 진술거부권(묵비권) 행사를 예고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오전 8시25분께 검찰청사에 도착한 송 전 대표는 취재진을 만나 “검찰은 정치적 기획수사를 해오고 있다”며 “저에 대한 증거 조작이 제대로 안 되니 제 주변 사람 100여명을 압수수색하며 별건 수사에 올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권력을 잡으니 하이에나처럼 권력의 하수인이 되어 죽은 고기를 찾아 다닌다”며 “수사가 아니라 야당과 비판언론에 대한 표적수사, 인간사냥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송 전 대표는 또 “검사의 피의자 신문조서는 피고인이 그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 능력이 없다”며 “검사 앞에 가서 아무리 억울한 점을 해명해 봐야 실효성이 없으니 판사 앞에 가서 (해명)하겠다”고 말했다.

‘묵비권을 행사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송 전 대표는 “제가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말을 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검사가 나의 억울한 점을 밝혀줄 것이라는 신뢰가 있을 때 진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2021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 경선캠프 관계자들이 당내에 총 9400만원을 살포한 과정에 송 전 대표도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 측으로부터 폐기물 소각장 확장 관련 인허가 문제를 해결해주는 대가로 외곽 후원 조직을 통해 약 4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의심한다.

송 전 대표는 “후보가 캠프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다”며 결백을 호소했지만, 검찰은 그가 당대표 당선이라는 실질적 이득을 봤고, 아랫선에서 사전 보고 없이 독단적으로 돈봉투를 살포했을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돈봉투 살포 인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송 전 대표는 진술거부로 일관하면서 수사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피의자들은 기소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추가 수사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진술거부권을 행사한다.

하지만 진술거부권 행사가 항상 피의자에게 유리하지는 않다는 게 법조계 설명이다. 서울고검 출신 변호사는 “피의자 소환은 혐의를 추궁하는 자리인 동시에 혐의에 대한 해명을 듣고 사실관계를 재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며 “검찰이 사건 관련자들로부터 주요 진술과 증거를 확보한 상황에서 진술거부를 고집하는 것은 수사 비협조, 말 맞추기 우려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를 마친 검찰은 송 전 대표 신병처리 문제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소환 조사를 받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진술거부권을 행사했지만,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한 전례가 있다.

검찰은 돈봉투 살포에 대해 “선거제도를 훼손해 헌법 질서의 근간을 무너뜨린 중대범죄”라고 규정하고 있는데다, 송 전 대표가 포맷된 휴대전화를 제출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나타난 만큼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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