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0%·맛 100% 와인, 홍콩에서 즐겨라

세금 제로! 홍콩 와인 쇼핑
  • 등록 2008-04-24 오전 11:25:00

    수정 2008-04-24 오전 11:25:00

[조선일보 제공] '세금이여 안녕! 고마워요 존! 모든 와인 가격 인하!(Good-bye Duty! Thanks, John! All Wines Reduced!)'

20일 홍콩 소호(SoHo) 와인숍 윈도 플래카드에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존'은 홍콩 재무장관 존 창(John Chang). 창 장관은 지난 2월 "홍콩 정부가 와인과 맥주에 부과하던 주세(酒稅)를 완전 폐지한다"고 선언했다.

홍콩은 자유무역항이지만, 술·담배·화장품 등은 사치품이란 이유로 80%의 관세를 부과해왔다. 하지만 홍콩 정부는 '아시아의 와인 허브(hub)'가 되겠다는 목표로 와인세(稅)를 지난해 40%로 낮추더니 올해 아예 없앴다.

"와인 마시러 홍콩 간다"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정말 그럴까. 20일 홍콩을 찾아가봤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란콰이퐁(蘭桂坊·Lan Kwai Fong) 지역 레스토랑과 바에서는 3월부터 와인 10~20%, 맥주는 약 5% 가격을 내렸다. 수퍼마켓 체인 '파큰숍(Park'n Shop)' 와인 섹션에선 '면세(免稅) (Duty Free)' '세금만큼 고객에게 돌려드립니다(Passing On Savings)'는 커다란 푯말 아래 와인을 할인 판매 중이다. 호주산 '울프 블라스 옐로 레이블 카베르네 소비뇽(Wolf Blass Yellow Label Cabernet Sauvignon)'을 138홍콩달러(HKD)에서 %인 55HKD 낮춰 83HKD(약 1만600원)에 팔았다. 홍콩 최대 와인숍 체인 '왓슨스 와인 셀러(Watson's Wine Cellar)'에서는 주세 철폐 이전 175HKD이던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소비뇽 2005년산을 138HKD(1만7600원)에 판다. 한국 와인숍에서 3만4000원에 파는 와인이다.

1홍콩달러(HKD) =약 130원 =약 0.13달러(USD) 

▲ 금요일 밤 홍콩 할리우드 로드(Hollywood Road)에서 내려다 본 란콰이퐁(蘭桂坊Lan Kwai Fong). 와인세(稅) 폐지 후 란콰이퐁의 밤은 더욱 흥청댄다. 오른쪽 사진은 센트럴 와인숍 ‘폰티’에서 할인 판매 중인 와인. /김성윤 기자

■ 홍콩에서 와인 쇼핑하기

센트럴에 있는 고급 와인숍 ‘폰티(Ponti Food & Wine Cellar)’ 지점장은 “우리 가게에서 지금 판매 중인 와인은 대부분 와인세 폐지 이후 수입된 것들로, 와인세 폐지 이전과 비교하면 15~20% 싼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40%이던 와인세가 사라졌는데 가격은 왜 그만큼 떨어지지 않나요?” “요즘 유로화가 엄청나게 올라서 40% 전부 내릴 수가 없어요.”

어쨌거나 주세가 68%인 한국과 비교하면 많이 저렴하다. <표 참조>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빈티지(생산연도)나 생산자의 와인도 다양하다.

‘홍콩 와인 쇼핑’ 요령은 패션 쇼핑과 비슷하다. 싸구려 혹은 중저가 브랜드 의류는 홍콩에서 구매해봐야 큰 이득이 없다. 한국에서 세일하지 않는 명품 브랜드,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비싼 브랜드 제품을 사야 한다. 와인도 마찬가지다. 중저가 와인보다는 중고가 와인을 사는 것이 ‘남는 장사’이다. 발품은 기본. 똑같은 이탈리아 피에몬테 ‘피오 체사레 바롤로(Pio Cesare Barolo)’ 2003년산이 ‘폰티’에서 610HKD인 반면, ‘올리버’에선 668HKD이다.

아쉽다면 한국 주류 면세한도가 ‘술 1병, 1L 이하’라는 점이다. 비현실적이라는 비난도 있지만, 해외 구매 한도는 400미국달러(USD) 이하다. 400미국달러는 3100홍콩달러쯤 된다. 공항에서 세관에 걸리지 않으려면 3100홍콩달러(약 39만원)가 넘지 않는 와인 한 병만 살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 경우 화장품이나 핸드백 등 다른 쇼핑은 할 수 없다.

■ 홍콩의 주요 와인숍

왓슨스 와인 셀러(Watson’s Wine Cellar)
●주소 Shop 1, UG/F, Luk Hoi Tong Building, 31 Queen’s Road, Central
●전화 852-2147-3641
●영업시간 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10시(지점별로 다를 수 있음)
●웹사이트 www.watsonswine.com

한국에도 진출한 대형 드러그스토어(Drug Store) 체인 ‘왓슨스’에서 운영하는 와인숍. 홍콩 전역에 13개 매장이 있다. 홍콩에서 규모가 가장 큰 와인숍답게 대중적이고 저렴한 와인부터 최고급까지 가격 폭이 넓다. 와인 초보부터 전문가까지 두루 만족할만한 와인숍이다. 웹사이트가 충실하다.

폰티(Ponti Food & Wine Cellar)
●주소 Shop B2, First Basement Floor, Alexandra House, 18 Chater Road, Central Shop G19, G/F Hotel Miramar Shopping Arcade, 118-130 Nathan Road, Tsim Sha Tsui
●전화 852-2810-1000(센트럴점) 852-2730-1889(침사추이점)
●영업시간 월~일요일 오전 10시30분~오후 8시
●웹사이트 www.ponti-fwc.com

저렴한 와인보다는 중고가 와인이 강세다. 보르도 와인의 구색을 특히 잘 갖췄다. 매달 ‘이달의 와인’을 골라 특히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데,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프랑스 보르도 ‘샤토 탈보(Chateau Talbot)’ 2000년산을 정상가 1050HKD에서 125HKD 할인한 925HKD에 팔고 있다. 프랑스 부르고뉴의 존경 받는 와인생산자 ‘안느-프랑수아즈 그로(Anne-Francoise Gros)’가 만든 2005년산 ‘본 로마네 클로 드 라 폰텐(Vosne-Romanee Clos de la Fontaine Monopole·638HKD)’는 한국에서 구하기도 힘든 와인이다.

베리 브라더스 & 루드(Berry Brothers & Rudd)
●주소 3/F, The Lee Gardens, 33 Hysan Avenue, Causeway Bay
●전화 852-2907-2112
●영업시간 월~토요일 오전 11시~오후 8시, 일요일 정오~오후 6시
●웹사이트 www.bbr.com/hk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와인거래상으로 꼽힌다. 1698년 영국 런던에 문 열었으니 역사가 300년이 넘었다. 바이런, 나폴레옹 3세, T.S. 엘리엇, 엘리자베스 여왕, ‘미스터 빈’ 로완 앳킨슨, 휴 그랜트까지 시대와 분야를 막론하고 이름만 대면 알 명사들이 단골이다. 1999년 홍콩 지점을 냈다. 귀하거나 오래된 빈티지(생산연도)의 와인을 손에 넣으려면 이곳에 오면 된다. 물론 다른 와인숍보다 비싸다. 일본 만화 ‘신의 물방울’로 유명해진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생산자 엠마누엘 루제(Rouget)가 만든 ‘에셰조(Echezeux 2001·1995HKD)’나 ‘크로-파랑투(Vosne-Romanee Cros-Parentoux Premier Cru 2003·4463HKD)’ 가 이곳 선반에 곱게 모셔져 있다.

올리버(Oliver’s)
●주소 Shop 233, 2/F, Prince’s Building, Central
●전화 852-2810-7710
●영업시간 월~일요일 오전 8시 30분~오후 8시

고급 식료품점이다. 가격 대비 맛이 뛰어난 중간 가격대 와인이 다양하다. 와인과 안주로 어울릴 수백 가지 치즈, 햄 등도 종류가 수백 가지다.

스리식스티(ThreeSixty)
●주소 3/F The Landmark, Queen’s Road, Central
●전화 852-2111-4480
●영업시간 월~일요일 오전 7시~오후 9시
●웹사이트 www.threesixtyhk.com

홍콩에서 가장 큰 유기농 매장이다. 센트럴 쇼핑 메카 ‘랜드마크’에 있으니 오가다 들리기도 쉽다. 와인의 종류나 가격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 ‘이제‘면세’와인을 즐기세요!’홍콩 센트럴 와인숍‘이달의 와인’코너에서는 면세에 추가 할인까지 더해진 와인을 판매한다. /김성윤 기자


■ 홍콩에서 와인 마시기

홍콩에는 한국처럼 와인이 주인공이 되는 와인바는 별로 없다. 와인을 별도로 마시기보다 식사의 일부로 즐기기 때문이다. 고급 레스토랑이나 바라면 어디든 훌륭한 와인 리스트를 갖추고 있다고 보면 된다.

고급 와인을 와인숍에서 구입했다면 레스토랑에서 ‘코키지(corkage)’를 지불하고 마시면 된다. 코키지란 손님이 가져온 와인을 따고 와인잔 등을 준비해주는 대가로 식당에 지불하는 비용이다. 차이는 있지만 고급 레스토랑의 경우 400~500HKD쯤으로, 한국에 비해 높은 편이다.

홍콩 최고급 호텔 ‘포 시즌즈(Four Seasons)’ 등 일부 레스토랑에서는 최근 코키지를 올리거나 아예 와인을 가져오지 못하게 할지를 고려하고 있다.

■ 란콰이퐁 주변 와인바 또는 와인 마시기 좋은 레스토랑

에노테카(Enoteca on Elgin)
●주소 G/F, 47 Elgin Street, SoHo, Central
●전화 852-2525-9944
●영업시간 월~금요일 정오~새벽 2시, 토~일요일 오전 11시~새벽 2시

홍콩에서 보기 드문 와인 전문 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호주, 뉴질랜드, 칠레, 미국 와인 30여 가지를 잔이나 병으로 주문 가능하다. 1잔 40~80HKD, 1병 300~700HKD. 아스파라거스, 구운 가지 등 화이트와인에 어울리는 안주를 담은 ‘화이트와인 플래터(198HKD)’와 파르마 햄, 파마산 치즈 등 레드와인에 어울리는 안주를 담은 ‘레트와인 플래터(198HKD)’가 따로 있다. 화이트와인 플래터에 나오는 고르곤졸라 치즈와 배를 얹은 바삭한 빵이 특히 맛있다.

스톤튼즈 와인바+카페(Staunton’s Wine Bar+Caf )
●주소 10-12 Staunton Street, SoHo, Central
●전화 852-2973-6611
●웹사이트 www.stauntonsgroup.com

홍콩 와본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에 있는 파란색 바(bar). 30가지가 넘는 와인을 잔으로 또는 병으로 마실 수 있다. 1잔 40~60HKD, 1병 300~500HKD. 호주와 이탈리아 와인이 많은 편이다. 안주로는 버펄로 윙, 나초, 오징어튀김, 감자튀김 등이 푸짐한 ‘바 플래터(Bar Snack·125HKD)가 괜찮다. 바로 윗층에 있는 지중해식당 ‘시로코(Scirocco)’에서 ‘안티파스티 미스토(Antipasti Misto·135HKD)’ ‘시로코 플래터(Scirocco Special Platter·135HKD)’를 시켜 먹어도 된다.

라 피아제타(La Piazzetta)
●주소 5 Tsun Wing Lane, Central
●전화 852-2522-9505
●영업시간 월~일요일 정오~오후 11시30분

시끌벅적한 란콰이퐁에서 한 걸음 비껴난 골목에 아늑하게 자리잡은 이탈리아 레스토랑. 참치를 햇볕에 육포처럼 말려 얇게 켠 다음 토마토·앤초비·다진 마늘·올리브오일을 뿌려 먹는 전채요리(Mosciamme alla Genovese), 성게를 레몬즙·파슬리·다진 마늘에 버무린 파스타(Spaghetti all Polpa di Riccio di Mare) 등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이탈리아 본토 요리가 아주 맛있다. 와인은 모두 이탈리아산으로 300~500HKD. 잔으로도 낸다. 가수가 너무 노래를 못한다는 것 빼고는 완벽에 가까운 식당이다.

▲ 표 1 (1홍콩달러 HKD= 약 130원), 한국소매가=와인나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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