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與野 '내로남불'…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정권교체 뒤 계속되는 與野 내로남불 공방
인사·추경·세금 기준 與가 했던 비판 野가 그대로
원칙 없이 당리당략 따라 상호 비판 및 정책 결정
與野 바뀌니 당연히 입장도 뒤집힐 수밖에 없어
  • 등록 2017-07-29 오전 11:01:00

    수정 2017-07-29 오전 11:01:00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부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5당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69주년 제헌절 경축식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박근혜 정부 시절 고리 1호기 영구정지를 환영해놓고 이제 와서 법적 문제를 운운하는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임시 중단을 연일 비판하는 자유한국당에 가한 일침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내로남불)

정권교체 뒤 여야가 상대방을 비판할 때 쓰는 상투어가 돼버린 표현이다. 인사문제부터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원자력 발전소 문제, 최근에는 담뱃세까지 어느 이슈에 가져다 놔도 될 만큼 상황에 잘 들어 맞기도 하다.

여야가 특정 이슈를 두고 공방을 벌일 때는 보통 어느 한 쪽 주장에 더 타당성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내로남불 공방에서 만큼은 어느 한쪽 손을 들어주기 힘들다.

야당에서 여당이 된 민주당도, 여당에서 야당이 된 한국당도 각종 이슈에 대해 과거와는 180도 다른 언행과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문제부터 따져보자.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 당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김명수 교육부 장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반대여론이 더 높았음에도 임명을 강행한 것을 들어 비판해왔다. 동시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강경화 법무부 장관에 대한 긍정 여론이 많다며 두 고위 공직자에 날을 세우는 야권을 비판했다.

이후 조대엽 전 노동부 장관 후보자와 송영무 국방부 장관 등 비판 여론이 더 높은 후보들에 대해서도 임명의 타당성을 주장했다.

음주운전도 마찬가지다. 야는 여일 때 음주운전 고위공직 후보자에 대한 문제 제기를 유야무야 시켰고, 여는 야일 때 음주운전 경력이 있는 후보자들을 강력 비판했지만 여당이 되자 같은 사안에 대해 침묵했다.

추가경정예산안(추경)도 다르지 않다. 예산이라는 것이 여야 협상을 하다 보면 원안이 수정되고 주고받기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도 여당 입장에 선 측은 야당을 “발목 잡기”라고 규정하고, 야당 입장에 선 측은 “추경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힐난한다. 정권교체가 된 뒤 상대방이 써온 프레임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이다.

가장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세금 문제와 관련해 담뱃세 재인하 논쟁도 마찬가지다. 여당은 “자신들이 야당이 되고나니 국민의 건강권은 더 이상 지킬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인지 먼저 말하는 것이 순서”라고 한국당에 공세를 퍼붓고 있다.

그렇다면 야당일 당시 담뱃세 인상을 반대했던 민주당은 국민의 건강권을 지킬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 했던 것인가? 말도 안 되는 정치공세다.

한국당 역시 똑같다. 담뱃세 인하를 “간접세를 인하하여 서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서민감세’ 법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당일 당시 담뱃세를 인상한 것이 서민증세 였음을 자인하는 웃지 못 할 촌극이다.

결국 여당이 되니 야당일 당시 입장을, 야당이 되니 여당일 당시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는 꼴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또한 원칙과 기준 없이 당리당략에 따라 특정 이슈에 대해 상호 비판과 정책 결정에 나섰던 것을 자인하는 꼴이다.

언제 또 정권교체가 될지 모른다. “여야는 그때도 ‘내로남불’ 타령을 할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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