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는 대기없이 튜더 매장으로(?)"..롤렉스, 판매 제도 논란

롤렉스 정식 판매점 10곳 "VIP 제도 운영하지 않아"
구매자들 "뒤로 제품 빼주는 사례 흔해"
롤렉스 품귀 현상에 VIP 존재 여부 분분
해외보다 한국이 오히려 '공정하다'는 의견도
  • 등록 2022-03-03 오전 9:21:45

    수정 2022-03-03 오후 8:44:27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지드래곤(G-DRAGON)이 ‘데이토나’를 사려면 밤새 줄을 서야 할까요?”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시계 매장. 왼쪽에 튜더와 오른쪽에 롤렉스 매장이 있다. 두 회사는 자매 회사다. (사진=백주아 기자)
스위스 시계 브랜드 ‘롤렉스(Rolex)‘의 판매 정책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식 판매점은 따로 VIP 제도를 두지 않고 대기 시스템으로만 운영한다는 입장이나 오픈런(Open Run·매장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것)에 참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VIP를 따로 관리한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2일 이데일리가 국내 롤렉스 공식 판매점(Authorized Dealer) 10곳에 VIP 제도 운영 여부를 문의한 결과 모두 따로 VIP 제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구매 이력과는 관계없이 대기자들에게 순차적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식 판매점의 이같은 설명에도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롤렉스가 VIP들을 관리하고 제품을 뒤로 빼주고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장시간 대기해도 만날 수 없는 제품을 구매했다는 온라인 후기가 올라오고 관련 증언들이 나오면서다.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지인이 오픈런이 한창이던 지난해 말 신세계백화점 본점 롤렉스 매장 바로 옆 자매 브랜드 튜더 매장 VIP룸에서 시계를 받고 튜더 쇼핑백에 롤렉스 박스를 받아서 나왔다”며 “오늘로만 오픈런 24회차를 찍고 있는데 언제 원하는 제품을 얻을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고 토로했다.

줄서기 대행 회사를 운영하는 B씨는 “매장에서 직원이 제품을 들고 나가는 것을 보고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점 직원에게 직접 문의를 하니 예약 고객에게 제품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백도어’라고 해서 소위 VIP에게 제품을 빼준다는 얘기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세일즈 업무를 하고 있는 C씨는 “현대백화점 무역점 6층에서 제품을 건내 받고 계산만 매장에서 한 지인을 알고 있다”며 “소위 VIP 신분을 노출하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알음알음 구매 이력이 많은 사람에게 우선 순위를 주고 인기 모델을 빼주는 건 공공연한 얘기”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오픈런 대기 모습. (사진=제보)
이같은 주장에 대해 공식 판매점 측은 어불성설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구매 이력이 높으신 분들에게 문의가 와도 그분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려고 하지 제품을 따로 빼준다거나 하는 일은 결코 없다”며 “각 매장마다 운영 방식이 다르지만 하나 하나가 예민한 상황인만큼 제가 아는 선에서는 튜더 매장에서 제품을 전달한 사례는 없었고 대기하는 모든 분들에게 최대한 공정하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에비뉴엘점과 현대 무역점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철저하게 대기 고객들에게 구매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대기 시스템으로 운영하지 전화 예약이나 뒤로 제품을 빼주는 식의 판매는 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판매 정책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는 것은 롤렉스 품귀 현상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전후로 시계 시장이 가열되고 리셀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롤렉스 제품의 희소성은 더 높아졌다. 과거에도 인기 모델에 대한 대기는 흔한 일이었지만 요즘에는 아예 기약조차 할 수 없다는 게 공통적인 반응이다.

롤렉스는 지난해 성명을 통해 ‘제품의 희소성은 롤렉스의 전략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롤렉스 시계는 스위스 4개 공장에서 자체 생산되는데 품질을 유지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들고 현재의 높은 수요를 맞추기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즉 공급량을 일부러 제한하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홍콩 리세일 시장에 나온 롤렉스 제품. (사진=제보)
그러나 노골적으로 VIP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해외 지점에 비해서는 한국 판매점이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 고객에게만 제품을 빼주고 고가의 모델을 구매할 때 인기 제품을 끼워파는 다른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롤렉스 오픈런처럼 투명하게 운영되는 방식도 없다는 설명이다.

네이버 카페 ’올어바웃 롤렉스‘ 운영자 노 대표는 “개인적으로 30개국에 롤렉스 대기를 걸어둔 상태지만 한국만큼 공정(fair)하게 제품을 판매하는 곳을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오픈런에 참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무수한 소문이 나오지만 팩트 확인이 불가능한 내용이 대부분이며 구매 실적이 높은 A급 회원들의 의견을 종합해도 VIP에게 제품을 따로 빼주는 사례는 아직까지는 확인된바가 없다”고 말했다. 타 고가 브랜드나 해외 사례를 비추어 볼 때 극소수 상대하는 VIP 정책은 문제될 게 없고 지금처럼 99%이상의 소비자에게 공평한 기회가 돌아가는 시스템을 유지하길 바란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 본점 롤렉스 매장에 전화를 건 기록. 현대백화점 본점은 지난 1일부터 사전 전화예약제로 예약 방식을 전환했다. (사진=제보)
다만 롤렉스가 차라리 속 시원하게 VIP 제도로 운영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고객 관리를 했으면 하는 의견도 있다.

조지욱 유튜브 시계왕TV 운영자는 “해외보다 국내 롤렉스가 일반 대중에게도 구매 기회를 제공해주는 부분에는 이견이 없지만 VIP 제도가 없다면서 VIP 에게 몰래 시계를 빼주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며 “보이는 것만 믿는 사람들은 성장이 더딜 수 밖에 없다. 보이지 않는 그 이면을 보아야 한다. 롤렉스가 VIP 제도를 인정해도 오데마피게나 파텍필립처럼 완전히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게 아니라 일반인도 구매 가능하기에 대중은 지금처럼 희망회로를 돌리며 롤렉스에 환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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