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도 못 느끼는데"…청해부대에 '고래밥' 보낸 국방부

"국가가 우리를 버려..서럽다"
원희룡 "文, 서욱 경질하고 책임져야"
  • 등록 2021-07-23 오전 9:41:50

    수정 2021-07-23 오전 9:51:45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조기 귀국한 청해부대 34진(문무대왕함) 장병들에게 국방부가 격려품으로 과자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 원인철 합참의장 등이 작성한 편지도 들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돌아온 청해부대원, 손 흔들며 치료·격리 시설로 (사진=연합뉴스)
23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20일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에게 고래밥·미쯔·아이비 등 시중에 판매되는 과자들을 상자에 넣어 격려품으로 보냈다.

국방부가 보낸 상자 겉면에는 ‘<국방부 장관 격려품>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며, 여러분 모두의 쾌유와 건승을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에 대해 A씨는 중앙일보에 “목이 너무 아파서 음식 삼키는 게 고통스러울 정도였다. 현재도 미각과 후각이 없어 맛도 못 느끼는데 이런 걸 주면 뭐하나 싶어서 헛웃음만 나왔다”고 했다.

이어 “국가를 위해 헌신한 대가가 이건가 싶었다. 국가는 우리를 버렸다”며 “서러워서 직업군인은 못하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상자에는 서욱 장관 등 군 수뇌부의 편지도 들어 있었다고 한다.

서 장관은 편지에서 “귀국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당분간 불편함이 있더라도 방역수칙을 잘 준수하고 건강관리와 회복에 힘써주길 바란다”며 “장관도 여러분 모두가 하루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전우들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적었다.

군 수송기에서 내리는 청해부대원 20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귀국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천400t급)의 장병들이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인철 합동참모본부 의장도 보낸 편지에서 “지난 5개월여 동안 땅 한번 밟지 못하고 대한민국의 국익과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헌신하며 어려운 가운데 고군분투해온 여러분에게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크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부대원 모두가 전우애를 발휘해 끝까지 임무수행 태세를 유지하고 안전하게 복귀해준 것에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은 현재 군 병원 2곳과 군 생활치료센터 1곳, 민간 생활치료센터 1곳으로 이동, 격리됐다.

청해부대원 301명 중 확진자는 모두 271명이다. 이들 확진자 중 군 병원에는 17명이 입원해있고 군 치료시설에는 64명, 민간 치료시설에는 190명이 격리돼 있다. 비확진자 30명은 군 치료시설과 민간 치료시설에 나눠 머물다 음성 판정을 받고 군내 격리시설로 옮겨졌다.

A씨는 당시 청해부대 내 상황에 대해 “난장판이었다”며 “격리는 의미가 없었고 주는 약은 타이레놀뿐이었다. 상황이 워낙 심각해 혼자 코로나19를 이겨냈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야권 대선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백신 대신 과자라니, 정신 나간 국방부 장관을 즉각 경질하라‘라는 글을 올렸다.

원 지사는 “목함 지뢰 폭발사고로 부상당한 장병에게 짜장면 한 그릇 먹고 싶지 않냐 묻던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국방부 장관답다”며 “정작 필요한 백신은 공급하지 않아 청해부대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더니, 코로나에 걸려 음식 섭취도 어려운 청해부대원들에게 과자를 선물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그는 “스스로 물러나도 모자란 마당에 어처구니없는 행동으로 빈축을 사다니, 청해 부대원을 약 올리려고 마음먹지 않는 이상 가당키나 한 행동인가”라며 “더이상 대한민국 안보를 정신 나간 국방부 장관에게 맡길 수 없다. 즉각 경질하고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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