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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현대경제연구원은 ‘2021년 하반기 경제 이슈’ 보고서를 통해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예상보다 빠른 통화정책의 긴축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테이퍼 텐트럼(긴축 발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테이퍼 텐트럼이란 신흥국 내 유입돼 있던 자금이 금리가 올라간 선진국으로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자금이 빠져나간 신흥국의 통화 가치와 증시는 급락하는 게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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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중은 2019년 103.8%에서 2020년 120.1%로 16.3%포인트 증가했다. 신흥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중 역시 같은 기간 54.7%에서 64.4%로 9.7%포인트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논의가 본격화하면, 신흥국 내 글로벌 유동성 이탈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3년에도 미국이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풀었던 돈을 거둬들이는 양적완화에 나서자 중국 등 신흥국에서 달러가 빠져나가면서 자본시장이 흔들렸다.
당시 연준을 이끌던 벤 버냉키 의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을 위해 진행하던 채권 매입 프로그램 종료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 직후 미국 달러 및 채권금리가 급등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측은 코로나19 위기가 지속하는 동안은 기업 생존 지원을 주력하되 정부·민간부문의 부채 증가세를 완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처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금리 인상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부채의 질적 구조개선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경제 상황과 사회적 타당성과 필요성에 기초한 기준을 세워 예산을 배분하고 사업에 대한 사전적 및 사후적 평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밀하고 엄격한 예산 심의 과정이 필요하며, 생산성이 낮거나 중복적인 지출 등 비효율성 지출을 과감히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고령화에 따른 복지 예산 증가 등 중장기적으로 소요되는 예산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이에 대응한 새로운 세원 발굴 등 과세기반 확충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