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도 고친다는 그 붉은 물 바다 품에 안긴 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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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모리현 ''후로후시 온천''
  • 등록 2008-03-27 오후 12:00:10

    수정 2008-03-27 오후 12:00:10

[조선일보 제공] 바다가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바다에 들어 앉았다. 아오모리현 '후로후시(不老ふ死溫泉)온천'. 바다에서 1m도 떨어지지 않은 해변 바다 위에 만들었다. '파도가 치거나 날씨가 나쁠 때는 위험하오니 노천탕을 이용하지 마십시오'라는 경고문이 붙어있다. 집채만한 파도가 노천탕을 덮치는 사진이 붙어있어서, 경고 내용이 아주 실감 난다.

여탕은 있는데, 남탕은 없다. 혼탕이 있을 뿐이다. 혼탕에 갔을 땐 다행히 여성이 없었다. 가운을 벗어서 플라스틱 옷 바구니에 주섬주섬 담았다. 한국과 비교해도 시설이 썩 대단하진 않다. 그래도 일본에서 100대 인기 온천으로 꼽히는 명소란다. 탁 트인 전망 덕분이다. 우리가 동해, 일본인들이 일본해라고 부르는 바다에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늙지도, 죽지도 않는 온천'이라니, 허풍이 대단하다 싶다. 그런데 벌겋고 뿌옇게 탁한 온천물이 심상찮아 보인다. 비릿한 냄새가 난다. 살짝 맛을 봤다. 찝찔한 게 녹슨 쇠 같다. 철분이 많이 섞인 물이기 때문이다. 신경통, 류머티즘, 근육통, 관절염, 화상 등에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 붙어있는데, 냄새와 색깔 때문인지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간다.

온천의 나라 일본에서도 아키타와 아오모리는 좋은 온천이 많은 지역으로 이름이 났다. 아키타의 다자와코(田?湖)는 수심 423.4m로 일본에서 가장 깊은 호수. 이 호수 부근에 있는 '뉴토(乳頭溫泉鄕·0187-46-2244)온천마을'은 일본에서도 가장 뛰어난 온천장으로 알려졌다. 츠루노유(鶴の湯), 마고로쿠(孫六), 가와라게오유타키(川原毛大湯瀧) 등 일곱 종류의 온천이 있다. 이중 츠루노유 아키타 영주의 온천 치료장으로 가장 유서 깊다. 가와라게오유타키는 뜨거운 온천수가 바위를 타고 20m를 떨어지는, 일본에서 유일한 폭포 온천이다. 도와다하지만타이 국립공원 내 '하치만타이(八幡溫泉鄕)온천마을'은 온천 치료를 위해 찾는 사람들이 붐빈다. 이중 야케야마 산기슭에 있는 '다마가와(玉川溫泉·0187-58-3000)온천'은 섭씨 98도 온천수가 일본에서 최고인 분당 9000리터씩 치솟는다.

▲ 바다에서 온천하는 느낌, 후로후시 온천. / 조선영상미디어 김승완 기자

아오모리 하코다산(八甲田山) 지역 '스카유(酸ヶ湯溫泉·017-738-6400)온천'은 우키요에(浮世繪) 목판화를 현실에 그대로 옮겨놓은 듯, 옛 일본 정취가 살아있다. 우윳빛 온천수에는 유황이 많이 함유돼 있다. 저녁과 아침식사 포함 1박 1만1700엔 정도 한다. 온천욕을 하기 전 하이킹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코스가 주변에 많다. '아오니(靑荷溫泉旅館·0172-54-8588)온천여관'은 모든 것이 천천히 그리고 여유 있게 돌아가던 과거로 되돌아간 듯한 분위기 속에서 충분한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조식과 석식 포함 약 9075엔.

'후로후시'는 식사에 따라 A와 B등급으로 나뉜다. 일본식 객실(和室·2인 기준)에 묵을 경우 4월 1일~11월 30일 1만3800엔(A)·1만6950엔(B), 12월 1일~3월 31일 1만1700엔(A)·1만4850엔(B). 휴일 등에는 물론 요금이 비싸진다. 노천탕은 일출(오전 5시30분)에 열고 일몰(오후 5시30분)에 닫는다. 0173-74-3500, www.furofushi.com

온천욕을 마치고 객실로 돌아와 이부자리에 누웠다. 뜨거운 토스트에 얹은 버터처럼, 몸이 사르르 녹아 내렸다. 잠깐 눈을 감았다 떴다. 다음날 새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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