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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병 고친다” 전설의 차를 마시는 사람들
지난 2월 지방의 한 식당. 참가비 30만 원을 내야만 들어올 수 있다는 한 ‘건강교실’에 100여 명의 사람이 모여들었다. 1박 2일로 진행되는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행사운영진이 주전자에 담긴 차를 나눠주는 순간이다. 큰 그릇에 따라주는 차를 열 그릇 이상 마셔대는 사람들은 바닥에 흘린 차 한 방울도 아까워 피부에 바르기까지 했다.
이들이 이토록 찬양하는 차의 이름은 이른바 ‘전설 차’. 전설 차의 효능을 믿는 사람들은 “3층에서 떨어진 사다리에 머리를 맞고도 아무렇지 않았다” “머리가 깨졌는데 이 차를 마시고 나니 뼈가 다시 붙었다“라며 전설 차 효과를 맹신했다.
7000년 전부터 비밀리에 전수돼 오던 이 기적의 차를 만들었다는 이는 박 원장이라고 불리는 사람이었다. 이 건강 교실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마치 신처럼 떠받들어지고 있는 박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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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건강교실에서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차를 마신 사람들이 줄줄이 화장실로 가서 구토와 설사를 하는 것이다. 박 원장은 이것이 병이 치료되는 과정에서 보이는 ‘명현 현상’이라고 사람들은 안심시켰다. 게다가 항아리에 전설 차를 담아두고 며칠 지나 곰팡이가 피면 약효가 더 좋아진 거라며 곰팡이 핀 차를 마시게 했다.
전설 차의 약초 값을 감당하기에 회비는 터무니없이 적어 늘 손해를 보면서도 사람들의 건강을 위한 사명감 하나로 일을 하고 있다는 박 원장. 그는 “UN 감사실장도 와서 치료받고 싱가포르 대사도, 세계적인 사람들 다 치료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를 알고 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박 원장의 제안을 믿고 사업에 투자했다가 돈을 돌려받지 못해 거액의 사기 피해를 봤다는 사람들의 호소가 쏟아졌다. 박 원장은 그 일로 2년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나와서 이번엔 기적의 차를 만드는 재야의 명의로 변신한 것.
22일 밤 8시55분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만병통치약이라고 불리는 전설 차의 실체와 무엇이 박 원장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들을 만들어내는지 그 이면을 추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