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주는 쌀로 빚은 누룩으로 만든다. 밀누룩을 쓰는 일반 막걸리와 가장 큰 차이다. 조선시대 귀한 쌀로 누룩까지 빚어 만들 만한 여력을 가진 건 사대부 가문들이었다. 김 소장은 "조선시대 양반과 서민이 마시는 술은 분명한 차이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요즘은 막걸리와 탁주를 같이 쓰죠. 정확한 근거는 없지만 예전엔 둘을 구분했다는 말이 있어요. 이화주처럼 쌀로 빚은 고급 술을 탁주, 약주를 뜨고 남은 것에 물을 타면 막걸리라고 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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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와 쌀로 술 빚기를 금한 1960년대를 거치면서 이화주 만드는 노하우를 아는 사람이 사라졌다. 문헌에 이름만 남아 있던 이화주를 지난해 국순당 연구소에서 되살려냈다. 김 소장은 "이화주가 어떤 맛이라야 한다는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이화주에 관해 남은 조선시대 기록이 대여섯개 됩니다. 그런데 기록마다 이화주 만드는 법이 다 달라요. 떡처럼 쪄서 만들어야 한다는 문헌도, 죽을 만들어야 한다는 문헌도 있어요. 다 해봤죠. 아, 정말 힘들었어요."
3년여 연구 끝에 지난해 이화주를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만드는 과정이 까다롭고 손이 많이 가 아직 완전 대량 생산은 하지 못한다. 12월부터 국순당에서 운영하는 '백세주마을'에서 조금씩 선보였다. 이화주를 한달만 손님들에게 선보이고 치운다는 계획이었다.
여자 손님들은 사이다에 이화주를 섞어 마시기를 즐긴다. 김 소장은 "빈대떡이나 생선전, 파전 따위 저냐와 궁합이 좋다"면서 "시도해보진 않았지만 고기와도 썩 어울릴 듯하다"고 했다. 300mL 1병 6000원. 술술 넘어가지만 14~15도로 생각보다 훨씬 독하니 조심조심 마셔야 한다. 백세주마을 매장은 국순당 홈페이지(www.ksdb.co.kr)에서 찾을 수 있다. 종각점 (02)720-0055, 서울 종로구 관철동 256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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