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압력 속 美기업 어닝시즌 시작…비용상승이 실적 깎아먹나

이번주 JP모건·도미노피자·델타항공 등 실적발표
S&P500 기업들 순이익 전분기보다 10%p↓ 예상
치솟는 에너지가격·공급망 대란·인력부족발 비용상승
'그림자 인플레' 반영시 실제 물가상승률 더 높을수도
  • 등록 2021-10-11 오후 4:41:06

    수정 2021-10-11 오후 9:20:30

미국 뉴욕시 맨해튼 월스트리트의 모습(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기업들이 이번 주부터 3분기 어닝시즌에 돌입한다. 에너지 가격 상승을 비롯해 인력 부족, 공급망 혼란 등으로 기업들의 비용이 늘어난 탓에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매출 늘어도 순이익 줄어드나

이번 주 미국에서는 JP모건체이스와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H), 도미노피자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에선 기업들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늘더라도 수익성은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가는 S&P500 기업들 이익이 지난해 3분기보다 28%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수익성은 소폭 하락했을 것이라 전망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순이익률은 3분기 12.1%로 전 분기(13.1%)보다 10%포인트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에서 빠르게 회복하면서 공급망 병목현상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부품 부족 및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수익률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미국 플로리다주 한 식당에서 직원 모집 공고를 낸 모습(사진=AFP)
앞서 일부 기업들도 비용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를 고백한 바 있다. 페덱스는 지난달 21일 2021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분기 조정이익이 주당 4.37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가 예상치인 4.97달러는 물론 전년 동기 실적인 4.87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페덱스는 노동력 부족으로 임금이 올랐으며 물류 비용이 폭등하는 등 비용이 급증한 탓이라고 실적 부진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세계의 공장’ 베트남이 멈추면서 나이키도 타격을 입었다. 지난달 나이키가 발표한 2021회계연도 1분기 매출액은 122억5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124억7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매튜 프렌드 나이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베트남의 코로나19 봉쇄로 10주 동안 물량을 생산하지 못했고 아시아에서 북미로 상품 운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두 배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WTI 가격이 7년만에 배럴당 80달러를 넘었다(사진=AFP)
치솟는 에너지 가격도 실적에 부담요인

치솟는 에너지 가격도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려 기업 수익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최근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2014년 이후 7년만이다. 올 들어서만 WTI 가격은 64% 급등했다. 유럽에서는 천연가스도 6개월 만에 두 배로 치솟았으며 난방용 기름도 올 들어 68% 상승했다. 전기 가격도 작년보다 5.2% 뛰었다.

오르는 유가는 기업 비용에 부담을 준다. JP모건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으면 물류업체 페덱스와 할인소매업체 달러트리, 자동차부품업체 오렐리 등의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비스 품질 낮추는 ‘그림자 인플레’도 변수

가격은 그대로이지만 제공하는 서비스가 줄어들면서 일어나는 ‘섀도우(그림자) 인플레이션’도 있다. 코로나19로 공급 차질과 노동력 부족에 직면한 기업들이 서비스 가격을 올리는 대신 서비스 품질을 떨어뜨리는 식으로 대처하는 현상이다. 이런 새로운 종류의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면 실제 물가상승률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음식점 6만 군데에 대한 온라인 리뷰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랙박스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음식점 청결도에 대한 고객 점수는 4.2% 낮아졌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테이블과 바닥, 화장실 청결도에 대한 불만 접수가 늘어난 탓인데, 잘못된 주문을 받는 등 고객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도 떨어진 결과다.

또 스포츠 패션 리테일러 JD스포츠에 따르면 최고 등급 지점에서도 5분 안에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고객이 57%에 그쳤는데, 2018년 68%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이외에도 NYT는 호텔 객실 가격이 작년과 동일하더라도 직원이 부족해 청소 서비스를 제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는 경제지표를 평소보다 더 해석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플레 측정을 연구해온 컨퍼런스보드의 캐롤 코라도 연구원은 “코로나19 쇼크 하에서 비용은 과거보다 훨씬 측정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른바 숨겨진 비용이 발생해 사람들이 같은 돈을 내고도 서비스는 덜 누리게 됐다는 사실이 ‘섀도우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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