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허락없이 야근말라"..강만수 업무지침 화제

[이데일리 김보리기자] 강만수 장관을 초대 장관으로 맞은 기획재정부가 일대 변화를 맞고 있다. 일과 시작 시간부터 점심 먹는 습관에 이르기까지, 신임 장관 스타일에 맞춰 옛 것을 바꾸지 않고는 배겨낼 재간이 없다.

강 장관은 아침 일찍 일어나 집중적으로 업무를 본다. 4시 45분 기상, 5시 교회 예배, 6시에는 테니스, 7시에는 집에 들어와 8시 다시 과천으로 출발. 이 '미션 임파서블' 같은 생활이 강 장관의 실제 일과표다.

강 장관이 부임하자 기획재정부가 위치한 과천정부 청사 1동에는 아침 7시 반이 못 돼 하나 둘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강 장관에 이어 최중경, 배국환 두 차관까지 취임 첫날 7시 30분에 출근하면서 그 아래 직원들의 출근시간이 자동 조정된 것이다. 평소 9시까지 출근하던 공무원들은 자연스럽게 '아침형'인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정부 청사 구내식당과 근처 식당에서 공무원들끼리 삼삼오오 모인 점심식사 풍경도 이제는 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강 장관은 "우리끼리(공무원들) 밥 먹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공무원들이) 기자들이나 유관기관 사람들을 만나서 밥을 먹어야 개인이나 조직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며 "식사시간을 단순히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정보를 얻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재정부에선 야근도 맘대로 못할 판. 강 장관은 "나한테까지 허락 받지 않고 야근하는 직원들은 다 집으로 보내겠다"라며 상사가 퇴근한 후 귀가해야 하는 `한국식 업무문화`에 일종의 폭탄발언을 했다. 무조건 늦게 남아있는 것만이 효율적인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강 장관은 쉬는 주말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재정부에선 '주5일제는 이제 옛말'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강 장관은 "미국의 고위직 공무원들도 아침 일찍 출근하고 토,일요일도 없이 일한다"라며 주일근무를 은근히 압박했다.

실제로 강 장관은 취임 후 첫 주말인 지난 1일과 2일, 업무보고와 현대제철과 재래시장 등 현장방문을 했고 덩달아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주말에도 나와 일을 봤다.

일부 재정부 공무원들 사이에선 6시 칼퇴근, 확실한 '주5일'제였던 전임 권오규 장관 시절을 그리며 "유유자적하던 시절은 다 갔다"는 푸념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