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핏줄 터질 만큼 맞았다”…故 최숙현 동료들 나섰다

최숙현 선수, 경주시청팀 가혹행위 토로 후 극단 선택
동료들 “상습 폭행 있었다”…감독·선임 선수 고소
트라이애슬론협·대한체육회 “엄정히 대처할 것”
  • 등록 2020-07-02 오전 9:07:36

    수정 2020-07-07 오전 8:06:33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인 고(故) 최숙현 선수가 전 소속팀인 경주시청팀에서 가혹행위를 당해왔다고 토로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최숙현 선수의 동료들은 ‘경주시청팀 관계자들의 선수 폭행은 상습적으로 이뤄졌다’며 가해자들을 고소한다고 밝혔다.

경주시청팀 소속 선수, 폭행 피해 토로. (사진=SBS ‘뉴스8’ 방송 캡처)
지난 1일 SBS ‘뉴스8’ 보도에 따르면 최숙현 선수와 같은 경주시청팀 소속 전·현직 선수들은 폭행에 관여한 경주시청팀 감독과 선임 선수 등을 고소하기로 했다. 최숙현 선수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 동료와 친구들에게 “꼭 죄를 밝혀달라” 등의 메시지를 남겼는데, 이들은 최숙현 선수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증언에 나서기로 했다.

전 경주시청팀 소속 선수 A씨의 어머니는 딸이 팀 관계자로부터 상습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A씨 어머니는 S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엎드려뻗쳐’를 하라 해서 각목으로 열 대를 맞았다더라. 핏줄이 다 터졌다고 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의 폭행이 이어져도 선수들이 형사고소를 못 한 이유는, 제대로 된 처벌 없이 선수 생활만 끝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A씨 어머니는 “어느 정도 벌이 주어지냐고 물었더니, 조사관이 벌은 없고 이삼십만 원 벌금으로 끝난다고 (했다.) 딸이 정신적으로 힘이 들어 약을 먹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최숙현 선수와 함께 주니어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강희창 씨도 다들 폭행 행위를 알면서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강희창 선수는 SBS에 “(최숙현 선수가) 폭력 행위를 가한 가해자 옆에서 감독이 웃으면서 있었다고 (말했다). 거의 매일 같이 울면서 전화할 정도로 많이 힘들어했다”고 설명했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故) 최숙현 선수가 어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사진=이용 의원실 제공)
한편 최숙현 선수의 지인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원글을 잇따라 게재했다. 2일 오전 7시30분 최숙현 선수와 관련한 국민청원 2개가 게시됐으며, 두 글 모두 고인의 지인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숙현 선수는 지난달 26일 지인들과 어머니에게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후 오전 부산의 숙소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고인은 지난 4월 경주시청 소속 선수 및 관계자로부터 폭행과 폭언을 당했다고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에 신고했으나, 별다른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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