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성의 WiFi카페] '썸'타는 그대 마음, 알고 싶나요?

  • 등록 2018-06-23 오후 12:02:51

    수정 2018-06-23 오후 12:02:51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당신은 누군가와 ‘썸’을 타고 있나요? 누군가의 마음을 엿보고 싶나요? 모호한 그의 마음이 진짜 무엇인지 알고 싶으신가요?

학업과 고민, 진로와 군대 등 고민 많은 청춘이지만, 청춘이라서 좋은 게 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 혹은 그녀의 마음을 확인하기까지 미묘한 신경전과 줄다리기가 견딜 수 없이 힘들 때이지만, 세월이 지나 그때를 다시 되돌아보면 그립기까지 합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알고 싶다거나, 혹은 나를 그 사람이 좋아하는지 여부를 알고 싶은 마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청춘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었습니다. 물론 중년 넘어 노년도 사랑 앞에서는 그럴 수 있겠지요. ‘사랑의 묘약’을 주제로 한 예술 작품이 인기를 얻고,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초능력이 영화나 소설에 곧잘 다뤄지는 것도 이런 생각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닐까요.

시대가 바뀌고 세대도 바뀌면서 상대의 마음을 알고 싶은 방법도 발전하는 것 같습니다. 심리학의 발달이 그렇고, 이를 바탕으로 한 상대방의 언어, 행동 패턴을 해석하는 것입니다.

10년 전 아니면 그 전에는 어땠을까요.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한국 축구가 유럽 축구 부럽지 않던 시기(정확히는 ‘해버지’ 박지성 선수가 현역으로 뛰던) 2002년 이후 2011년까지 ‘싸이월드’도 전성기를 달렸습니다. 10대에서 20대까지 젊은 사람들이면 누구나 가입해 사용했죠. 한때 가입자가 3200만명까지 갔습니다. 국내 대표 사회관계망 서비스였던 것입니다.(그런데 지금은 다르지요)

요 시절 청춘들은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매개로 상대방의 마음을 떠보곤 했습니다. 마음이 있는 상대방이 있다면, 그 사람의 홈피를 뒤져보는 것이지요. 사진첩을 보고 다이어리를 보면서 그 사람의 관심사를 알고 싶어 했던 것입니다. 물론 미니홈피 주인공이 딱 설정해 놓은 공개 범위까지입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일촌을 신청하고, 상대에 더해 더 많은 내용을 알아갑니다. 어떤 음악을 듣는지, 어떤 사진을 올려놓는지 보면서 말이지요. 대부분은 싸이홈피에 자신의 연애 사실을 알리곤 했습니다. 수많은 청춘들이 좋아하는 누군가의 미니홈피에 들어가 희망을 갖기도, 혹은 좌절을 하기도 했지요.

이런 청춘들의 심리를 이용한 서비스도 있었습니다. 싸이월드 운영사 SK커뮤니케이션즈가 금지한 서비스입니다만, 방문자 기록 서비스입니다. 쉽게 말해 사진첩에 몰래 소프트웨어(SW)를 심어 놓고, 그 사진첩을 열어보는 이들을 모니터링하는 것입니다. 방문 빈도별로 순위를 정해서 제공하기도 했지요.

저도 이용해 봤습니다. 한창 썸타고 있던 그때 ‘누군가’가 혹여 내 미니홈피를 보고 있을지 몰라 5000원 정도 주고 그 불법 SW를 사용해보기도 해봤습니다. 그런데 5년전 헤어졌던 그때 그 분이 여전히 제 미니홈피를 둘러 보고 있다는 점에 놀랐었지요. 생각지도 못했던 다른 사람이 또 제 미니홈피를 몰래 와서 보고 간단 사실을 알기도 했습니다. 관심 있는 사람의 미니홈피를 더 자주 들여다본다는 심리가 어느정도 반영된 것이지요.

싸이월드가 사실상 없는 거나 다름없는 현재는 카카오톡 프로필과 프로필 사진이 이를 대신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글이나 사진 올리는 빈도는 예전 싸이월드 시절과 비교하면 한없이 적지요. 사이버 시대 개인 정보에 대한 민감성이 커져있을 수도 있지만, 예전보다는 좀 적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누군가가 나를 좋아하는지 알고 싶은 심리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래서 카카오톡 문장을 분석해주는 서비스가 성황리에 운영되곤 합니다.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상대방이 얼마나 나한테 호감도를 갖고 있는지 예측해보는 시스템입니다. 재미가 있나요?

물어봤습니다. 서비스 운영 스타트업 대표에게. 이 사람이 나에게 마음이 있다면 어느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 한 가지만이라도 알려달라고. 해당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캐터랩의 김종윤 대표는 이렇게 말합니다.

“누군가 나한테 마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카카오톡 메시지 답신 혹은 송신 빈도가 일정한 규칙성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내 메시지라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지요. 답문이 좀 불규칙하다면 기다리지 않고 있다거나 내가 우선 순위가 아니라는 얘기가 되겠죠?”

당신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나요? 아니면 누군가의 마음이 너무나 궁금한가요? 카카오톡 메시지나 페북메신저를 통해 연락을 해보세요. 당신의 성공 ‘썸’을 기원해봅니다. 꼭 진심을 담아서요. 기술은 변하고 플랫폼은 바뀌어도 누군가를 사랑하는 진실된 마음은 통하기 마련이겠지요.

오늘은 한국과 멕시코 간 축구 경기가 열리는 날입니다. 좋은 연락거리가 되겠군요. 치킨과 맥주. 한국 국가대표는 물론 당신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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