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 사상 최고치 랠리 재개…12.5조원 육박
22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전날대비 241억원 감소한 12조46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소폭 줄어들긴 했으나 전날까지 최근 2거래일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12조5000억원에 육박했다. 신용거래융자는 지난 1월 한 달 가까이 최대치 랠리를 이어가며 사상 처음으로 11조원을 넘어선데 이어 지난달에는 12조원을 돌파했다. 12조원을 넘어선 이후 잠시 주춤하는 듯 했던 신용거래융자는 최근 다시 증가세에 시동을 걸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한 금액으로 연초 대비로는 2조5688억원(26.0%) 증가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가 연초 대비 1조7006억원(37.7%) 증가하며 코스닥 증가폭 8682억원(16.1%)을 앞지르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는 2400억원가량 증가하며 코스닥시장과 비슷한 6조2000억원대의 잔고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남북경협株 변동성 확대…개인수익률 저조
개인이 빚까지 내면서 투자하고 있지만 최근 국내 증시는 주도주 부재 속에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가 급증한 지난 14일 이후 코스피지수는 0.7% 하락했다. 해당 기간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005930)로 3362억원어치 사들였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는 액면분할 후 재상장한 지난 4일 이후 3.6% 하락하며 5만원선에서 지지부진하다. 대표적인 남북경협주로 꼽히는 현대건설(000720)과 현대로템(064350)은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2위 4위에 이름을 올렸으나 주가는 각각 4.6%, 9.9% 내렸다.
코스닥시장에서의 수익률도 신통치 않다. 지난주 개인의 코스닥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5개가 주가 하락세를 보였다. 휴온스(243070) 인바디(041830) 등 바이오 종목이 10% 이상 떨어졌으며 컴투스(078340) 상상인(038540) 등도 소폭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비율 상위 20개 종목에서도 절반인 10개의 주가가 하락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테마주로 묶인 종목의 경우 시장 변동이나 기업 실적과 상관없이 언제 주가 급락이 일어날지 모른다”며 “주가 급락시 반대매매로 손실이 확정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에 사실상 담보를 맡기는 형태로 주가가 하락해 일정 담보율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해당 주식을 되파는 반대매매가 기계적으로 이뤄진다.
남북경협주의 경우 북한이 지난 16일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하면서 최근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문다솔 흥국증권 연구원은 “남북경협주 상승세가 속도조절에 나설 공산이 큰 데 단기 상승폭을 감안하면 예견된 수순”이라며 “북한과의 협상이 재개된다 할지라도 남북경협주에 속한 개별 기업에 대해 실제 이익 발생 시점을 확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