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토론 동아리를 지도하는 신지영 교수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여야 대선 후보 4명의 첫 TV 토론회 다음 날인 2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했다.
신 교수는 이날 방송에서 이대남, 이대녀의 관전평에 자신의 분석을 더해 전했다.
그는 진행자 김어준 씨가 “가장 토론 전략이 바뀐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것 같다”고 하자 “맞다”고 동의했다.
이어 “원래 더 이성적인 분인데 감정이 너무 드러난 것 같았다. 약간 폐쇄적인 토론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토론할 때) 그런 태도였다”는 김 씨의 지적에 신 교수는 “맞다. 정확하게 봤다. 토론이라는 게 상대에 따라서 굉장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후보와 안 후보의 토론에 대해 “품격 있는 토론이고 들을 만한 토론이었다”고 평가하며 “다음 토론에는 이 후보가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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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불리한 주제였지만 불리하다고 이야기하면 안 된다. 대통령 후보로 나왔기 때문에 경제든 사회든 문화든 아니면 정치든 다 꿰뚫고 있어야 한다”며 “준비가 안 됐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윤석열) 캠프 안에서 ‘이제 얼마 되지 않은’이란 이야기를 하는 걸 듣고 굉장히 깜짝 놀랐다”며 “캠프 안에서도 발언 관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윤 후보가 ‘불리한 주제’에서 다른 후보들의 공략에 답변이 끊기는 경우가 있었다는 지적에 “학생들도 ‘오디오가 끊기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라고 표현했다. 할 말이 없는 게 드러난 것”이라며 “(윤 후보가) ‘어’ 이걸 굉장히 많이 쓰신다. 그런데 그냥 ‘어’가 아니라 짜내기 발성을 해서 ‘어’란 소리를 굉장히 많이 내는데, 잘 살펴보면 내는 때가 있고 안 내는 때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예를 들면 유세할 때는 절대로 ‘에’ 소리를 안 내더라”라며 “그냥 생각 없이 하는 말은 ‘에’ 소리를 안 하고 생각을 하면서 말할 때는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정보 장악력이 떨어지니까 그 소리를 자꾸 내는 게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를 상대로 “내가 질문하지 않았다”며 주도권 언쟁을 벌인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 대해선 “대정부 질문이나 국회에서 하는 발언 태도를 굉장히 많이 보였다. 그런 것들이 몸에서 드러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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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에게 발언 기회가 왔을 때 무리하게 가져가지 않고 자신에게 발언 기회가 딱 왔을 때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하게, 자신감 있게 긴장감이 없었고 여유가 있어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생들도 안 후보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 씨는 “어제는 누가 봐도 (안 후보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줬을 거다”라고 말했다.
여야 대선 후보 4명이 TV 토론에서 맞붙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며, 지난 15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엔 처음이다.
선관위 주관 토론은 오는 25일(정치), 3월 2일(사회) 2차례 더 열린다. 선관위 법정토론 초청대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후보자들은 오는 22일 오후 11시부터 2시간 동안 별도로 토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