넴초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혀왔다. 특히 그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반군의 전쟁을 지원하고 있다는 증거를 확보, 이를 규탄하는 항위 시위를 앞두고 피살됐다는 점에서 정치적 살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평소에도 푸틴이 자신을 죽일 것이라며 살해 위협을 느껴왔다. 푸틴 측은 그의 피살 배후세력으로 이슬람 극단주의자(IS) 등을 지목하며 세간의 의혹을 무마하고 나섰다.
넴초프는 27일(현지시간) 자정이 가까운 밤 11시40분쯤 모스크바 시내 붉은 광장에서 모두 네 발의 총을 맞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다수의 외신이 보도했다. 넴초프는 이날 우크라이나 출신의 20대 여성 모델과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은 후 모스크바강 위의 다리를 건너던 중이었다.
푸틴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반군을 러시아가 지원해왔다는 서방국가의 주장을 강력 부인해왔다. 넴초프의 주장대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반군을 지원해왔다는 것이 드러나고 그로 인해 심각한 경제난이 초래됐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푸틴의 정치적 입지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넴초프 피살 사건을 두고 정치적 살인 의혹이 강해지고 있다. 팜플렛을 함께 작업하던 블라디미르 밀롭 전 에너지 부총리는 “당국이 넴초프 같은 전 공무원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며 “모스크바에서의 공포 문화가 부활했다”고 말했다.
수 백 명의 러시아 국민들은 그가 피살된 장소에 꽃을 놓으며 추모 집회에 나섰다. 영국, 미국 등에선 투명하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는 “이 비열한 행위가 신속하고 투명하게 조사돼 책임있는 사람들이 법의 심판대에 올려져야 한다”며 “넴초프는 죽었지만, 그의 가치는 결코 죽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