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처럼 변기에서 오물이…"비참해요 아버지"

"젊은 청년들 쓰레기더미에서 귀중품 찾으며 울더라"
"사람 사는 곳에 오물 넘쳐 ... 반지하에는 사람 없어야"
  • 등록 2022-08-23 오전 10:32:23

    수정 2022-08-23 오전 10:32:23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최근 100년 만의 기록적 폭우로 반지하 침수피해를 겪은 한 이재민은 23일 “하수구가 역류해 집 전체에서 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곰팡이에 절어있다”고 말했다.

반지하에서 침수 피해를 복구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관악구 신림동에 사는 A씨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하루 정도 물이 계속 방안에 차 있다가 한참 뒤 하수가가 빠져 양수기로 물을 다 퍼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가구, 가전제품, 소중한 물품들이 전부 오물에 다 잠겨 버렸다”며 “3일 정도는 모텔 생활을 했고 지금은 지인 사무실에서 침구류를 깔고 며칠째 생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사무실은 주거할 수 없는 공간 아닌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해 “재난지원금이나 모텔 지원금이 나오는 게 없다. 당장 모텔비는 하루에 7~10만원 정도 비용이 들잖나. 그런 것도 너무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이어 “구청이나 주민센터도 찾아가서 ‘피해가 막심한데 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나’ ‘체육관에서 주무시는 분들은 이불조차 지원이 없느냐’고 문의를 드렸더니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더라”라며 “긴급재난지역이 선포됐다고 하지만 기본적인 지원이 안 될 정도니 행정에서 하는 게 너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아들은 친구 집을 전전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에서 보면 변기에 오물이 역류하는 광경들을 저는 직접 봤다. 그 오물 속에서 아들을 마지막에 끌어안는데 (아들이) ‘아버지 너무 비참해요’라고 말했다”며 “아버지로서 너무 비참했다. 사람 사는 곳에 오물이 넘쳐났다는 자체만으로 아주 기분 나쁜데, 다신 여기서 안 살아야 되겠다는 마음이 힘들다”며 심경을 털어놨다.

A씨는 “아들을 데리고 상경한 지 4년 정도 됐는데 긴급하게 구해서 살만한 집은 그나마 저렴한 반지하방들”이라며 “수해 입고 청소하러 몇번을 다니면서 젊은 청년들이 쓰레기더미에서 귀중품을 찾으며 우는 모습들을 너무나 많이 봤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서라도, 반지하에 못 살게 하는 법을 제정해서라도,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만들어 청년들이 조금이라도 주거환경이 괜찮은 곳에 살 수 있도록 해야 되겠다”며 “절대 사람이 반지하에서 안 사는 게 중요하다”며 정치권에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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