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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5일 경주의 한 초등학교 인근, 9살 아이가 차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평범한 교통사고라고 하기에는 운전자의 태도가 이상했다. CCTV 영상 속에 운전자는 자전거를 탄 아이를 바짝 쫓고, 사고 직후 아이를 걱정하기보다는 아이를 ‘왜 내 애를 때리고 도망을 갔냐’며 다그쳤다고 한다.
사고 이후 가족 이외의 사람들에게 말문을 닫은 A군. ‘실화탐사대’의 취재 중,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피해 아동 B군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날 ‘실화탐사대’는 사고 당시 추격전이 담긴 CCTV를 최초로 공개했다. 동네 놀이터에서 시작된 300m의 추격전. SUV 운전자 C씨는 자전거를 탄 아이들을 바짝 쫓았다.
전문가는 “‘여우 사냥’과 ‘보복 운전’이 결합한 형태로 보인다”며 “아이들은 ‘잡히면 죽는다’라는 죽음의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실제 A군은 누나에게 “살려고 도망쳤다”고 말했다.
사건은 자전거를 타던 A군과 B군이 놀이터로 가면서 시작됐다. 아이들은 C씨의 5살 딸과 다툼이 있었고, 어린 딸이 울자 C씨는 아이들을 다그쳤다. C씨에게 혼나자 아이들은 도망쳤다. 그러나 골목을 나가기도 전에 C씨는 아이들을 차로 뒤쫓았다.
경찰 조사에서 C씨는 고의가 아닌 단순 교통사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상 분석 전문가는 “정상적이지 않은 주행 패턴이기에 운전자가 아이에게 위협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C씨가) 자전거를 통과한 다음에 제동했다”고 말했다. 실제 C씨가 몰던 차량은 충돌 약 3초 후 브레이크 등에 불이 켜졌다.
제작진이 만난 A씨의 남편은 “(아내의 사고 후에) 괜찮냐고 물었더니 (아이가) 인사를 했다”며 C씨도 황당하고 괴로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해당 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다쳐 치료를 받은 A군 측은 C씨가 고의적으로 낸 사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C씨는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다.
경주경찰서는 교통범죄수사팀과 형사팀으로 합동수사팀을 꾸려 해당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경주경찰서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9일 추가 현장 검증을 통해 사고 현장에서 운전자 C씨를 불러 사고 상황을 재현했다. 또 장비를 동원해 C씨가 사고를 당한 A군과 자전거를 인식할 수 있었는지 조사했다.
경찰은 국과수 분석 결과가 나오면 추가 소환 여부를 검토한 뒤 적용 법률을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