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의 軍界一學]최전방 '철책' 뚫렸다?…GP와 GOP 차이점은

  • 등록 2018-01-14 오후 1:31:18

    수정 2018-01-14 오후 2:00:56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지난 해 6월 북한군 1명이 우리 측 경계초소(GP)를 통해 귀순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군은 이 귀순 유도 작전이 성공적이었다며 해당 육군 사단은 ‘6·13 GP 완전작전’이라며 자평한바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당시 우리 군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북한군 병사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측 GP 추진철책까지 뚫고 올때까지도 우리 군이 이를 몰랐다는 것입니다. 또 귀순 당시 우리 군 장병이 군장을 착용하지 않고 러닝셔츠 차림으로 북한군 병사를 맞았다는 점도 논란이 됐습니다.

GP 추진철책 뚫렸다?

이같은 문제를 지적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북한군 장병은 귀순 당시 DMZ에서 귀순을 위해 손을 흔들고 “여보시오, 국군장병”이라고 소리쳤다고 합니다. 게다가 북에서 들고 온 쇠톱으로 ‘챙챙챙’ 소리까지 냈는데 우리 군이 몰랐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리 측 추진철책 끝에 있던 통문을 발로 차 벌어진 틈으로 GP 쪽으로 넘어올 때까지 우리 군의 대응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과적으로 GP 추진철책이 뚫렸다는 것입니다.

서부전선 육군 GOP대대에서 수색요원들이 통문을 열고 비무장지대(DMZ)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군의 해명은 다릅니다. 작전지침과 절차에 따라 우리 군 GP로 안전하게 유도했다고 반박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 측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초병은 낙뢰와 안개 등으로 육안 관측이 제한되는 기상상황과 지형상 사각지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방의 특이징후를 식별해 감시장비로 귀순자를 최초부터 추적했다”면서 “작전지침에 따라 아군 GP까지 안전하게 유도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합참 측은 비무장지대에 설치된 추진철책은 GP의 경계작전을 보강하기 위해 설치된 보조 시설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추진철책은 북측이 우리 측 GOP까지 쉽게 내려오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GP 쪽으로 유도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면서 “적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거부하는 GOP철책과는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GP와 GOP를 구분하지 않아 생긴 오해라는 것입니다.

만약 북한군이 일반전초(GOP) 철책에 다다를 때까지 우리 군이 몰랐다면 이는 큰 잘못입니다. GOP는 비무장지대 내에서 적의 활동을 감시하고 조기 경보 임무를 수행하는 GP와는 다른 곳이기 때문입니다. GOP는 남방한계선의 철책선을 감시하며 적의 기습에 대비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이 때문에 철책선도 3중으로 쳐져 있고, 과학화경계시스템으로 24시간 주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6월 북한군 귀순 당시 감시카메라 화면 [출처=합동참모본부]
보조물인 GP 추진철책, 남방한계선인 GOP 철책

남방한계선은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남쪽 2km에 설정된 곳입니다. 군사분계선 북쪽 2km 지점에도 북방한계선이 있습니다. 이 곳이 실질적인 남북한의 경계선입니다. 이 구역내 총 4km 지역은 비무장지대입니다. 유엔군사령부 규정에 따라 원칙적으로는 이곳에 무장병력을 투입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산과 계곡 등의 자연장애물로 북방한계선에선 남쪽을 감시하기 여의치 않자 비무장지대 안에 감시초소를 만들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군도 남방한계선을 넘어 비무장지대 안에 감시초소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게 이번에 논란이 된 GP입니다.

북한군의 침투를 막고 우리 군의 군사작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GP와 GP 사이에 추진철책을 설치하기도 하는데, 이 추진철책 사이에 출입을 위한 통문이 있습니다. 이곳으로 우리 육군 수색대원들이 드나들며 비무장지대를 수색합니다. 북한군 장병이 이곳을 통해 우리 측 GP로 접근했습니다.

지난 해 6월 북한군 귀순 당시 감시카메라 화면 [출처=합동참모본부]
추진철책에 대한 보강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 설치된지 오래돼 허술한 곳이 한 두군데가 아닙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손을 쓰기가 어렵다는게 군의 설명입니다. 우선 비무장지대 내 지뢰 때문에 철책 공사가 제한적입니다. 또 지뢰탐지 및 제거를 위한 대규모 장비와 병력이 투입돼야 합니다.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GP를 GOP 처럼 운영하려면 추가 시설을 지어야 하고 경비병력도 더 투입돼야 합니다. 현 병력과 예산 등을 감안할 때 GP는 말그대로 적의 활동을 감시하고 조기 경보 임무만 수행토록하고 실질적 경계임무는 GOP에서 담당하는게 맞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해당 보도에서 귀순 북한군인은 “북한에서 추진철책은 차단문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차단문이 뚫리면 평양이 뚫리고 장군님이 계시는 집무실이 뚫린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들은 GP와 GOP를 착각한듯한 발언이라고 해석합니다. 실제로 북한의 GP는 우리의 3~4배 수준으로 우리 군 GOP처럼 촘촘히 운영하고 있습니다.

러닝셔츠 차림으로 상황조치는 잘못?

또 북한군 귀순자와 최초 조우한 우리 군 장병은 방탄헬멧도 착용하지 않고 반팔 러닝셔츠 차림이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군은 억울해합니다. 귀순 당시 북한군 장병에게 제일 먼저 다가선것은 우리 군 GP장이었습니다.

지난 해 6월 북한군 귀순 당시 감시카메라 화면 [출처=합동참모본부]
합참 측 설명에 따르면 현재 육군 GP부대는 GP장과 부GP장이 교대로 근무하는데, 마침 귀순 당시에는 이들의 근무 교대시간이었고 GP장은 식사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GP장은 6월의 한여름 날씨에 군장을 벗고 밥을 먹다 상황이 발생해 급히 총만 들고 뛰어내려갔다는 설명입니다. GP장은 초소 경계병의 엄호를 받으며 수하로 귀순을 유도했습니다. 이어 유도조인 부GP장 최 모 중사 등 9명이 규정된 복장을 착용하고 GP 통문 전방에서 귀순자의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적과 대치하고 있는 최전선에서 귀순자 발생 등의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무엇보다 신속한 상황 조치가 우선입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보도로 제기된 논란에 대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특히 적과 직접적으로 마주하고 있는 전방에서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있는 우리 장병들의 노력과 헌신이 폄훼될 가능성이 있어 안타까운 심정”이라면서 “정상적인 작전을 수행한 우리 장병들에 대해 따뜻한 격려를 보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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