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도 상황은 비슷하다. 성동구 센트라스 오피스텔 전용 31㎡은 올해에만 총 14건의 매매 계약이 성사됐다. 전년도 6건과 비교해 거래량이 2배 이상 늘었지만 시세는 크게 뛰지 않았다. 지난 6일 3억 3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올 초보다 고작 1000만~2000만원가량 올랐다.
무주택자들이 아파트가 아닌 빌라와 오피스텔로 몰리고 있다.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비아파트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파트에 비해 시세 상승이 더딘데다가, 추후 되팔기에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 성급한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개발 호재가 있는 곳을 제외하고는 시세가 꿈쩍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9개월 째 아파트 거래량 추월한 빌라
23일 서울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9개월 연속 빌라·연립 주택이 아파트 거래량을 앞서고 있다. 심지어 그 차이도 커지는 추세다. 올해 1월 아파트 40건(아파트 5798건·빌라 5838건)에 불과했던 빌라와 아파트 거래량 차이는 4월 2000건 가까이 벌어졌다. 4월 아파트 거래량은 3667건으로 확 줄었으나 빌라 거래량은 5713건으로 유지된 것이다. 이후에도 빌라 거래량은 4000건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있지만, 아파트 거래량은 5월(4897건)과 7월(4698건)을 제외하고 모두 4000건 미만으로 집계됐다.
|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몇 년 간 아파트값이 2~3배 오르면서 무주택자들의 주거 불안이 커졌고, 결국 접근 가능한 오피스텔과 빌라고 매수자들이 관심을 두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매수는 몰리는데 시세는 ‘느림보’…왜?
다만 빌라와 오피스텔이 아파트에 비해 시세 상승이 더딘데다가 자칫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을 시 가격 방어가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입지와 개발 호재 등을 꼼꼼히 따진 후 매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특히 신축 빌라가 몰려 있는 곳들은 재개발 등의 추가 호재가 없어 몰리는 매수세에 비해 가격 상승이 더딘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월드하우스 빌라 전용 44㎡는 올해에만 6건이 계약될 정도로 매수세가 몰렸지만 시세 상승은 거의 없었다. 올 초 3억 2000만원에 팔린 이후 지금까지 시세가 계속 유지 중이다.
인근 C공인은 “매수가 몰린다고 가격이 다 오르는 것은 아니다. 대체 빌라가 많기 때문에 굳이 매수자들이 비싼 빌라를 사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축빌라가 많으면 재개발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오히려 가격이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 KB부동산리브온을 보면 올해 8월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11억 7000만원으로 2018년 1월 6억 7000만원보다 74% 올랐다. 그러나 빌라는 2억 6700만원에서 3억 3000만원으로 4년 간 24% 오르는 데 그쳤다.
오피스텔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수도권 오피스텔 중에서 전용면적 40㎡이하는 마이너스(-)0.35% 상승률을 기록했다. 면적별로는 △40㎡초과~60㎡이하 면적 2.60% △60㎡초과~85㎡이하 면적 5.56%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