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휘발유價 급등의 주범은 누구인가

WSJ, 국제에너지시장 역학관계 변화 지목
OPEC-정유사, 서로 `네탓`
  • 등록 2007-05-28 오후 1:51:38

    수정 2007-05-28 오후 1:51:38

[이데일리 정영효기자] 지난 2005년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2달러를 넘어섰을 때만 해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대응은 신속했다.


유가 급등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을 뿐만 아니라 대체 에너지 개발을 가속화시키고, 국가간 마찰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서둘러 증산에 나섰다.

반면 올들어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OPEC의 표정은 느긋하기 그지없다.
 
가격이 갤런당 3.20달러를 기록했지만 OPEC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국제 원유수급 상황은 균형잡혀 있다"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미국의 휘발유 가격을 3달러선 위로 올려놓은 것일까. OPEC이 좌시하고 있기 때문만일까.

◇OPEC "정유사 탓..증산해봐야 소용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휘발유 가격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린 주범 중 하나로 국제 원유 시장의 역학 관계 변화를 지목했다. 정유업체들의 가격 결정력이 점차 원유 생산국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OPEC 역시 풍부한 원유 공급에도 불구하고 정유사들의 잇속 챙기기 때문에 휘발유 가격이 치솟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은 올들어 5.1% 오른 데 반해 휘발유 가격은 47% 급등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는 것이다.

미국 정유사들의 세전수익이 배럴당 30달러에 육박한다는 통계도 제시됐다. 이는 아시아의 주요 정유센터인 싱가포르 지역 업체들이 거둔 수익의 세 배가 넘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OPEC은 `증산 무용론`을 펼친다.
 
원유 공급량이 미국의 휘발유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데 굳이 생산량을 늘려 정유사들의 주머니만 채워줄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정유사 "휘발유價 인상분의 38%는 OPEC의 감산 탓"
 
정유사들의 반론도 만만찮다. 정유사들의 주장에 따르면 OPEC은 여전히 휘발유 가격 결정에 있어 막대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석유협회(API)는 지난 1월 중순 이후 휘발유 가격이 1달러 인상될 때마다 38센트는 OPEC의 감산 결정 때문이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휘발유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원유 수입 물량을 줄인 데다, 차량운행량이 줄지 않아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 점도 정유사들이 주장하는 휘발유 가격의 급등 요인이다.

휘발유 가격 급등의 주범이 누구인지를 놓고 벌어지는 이러한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차량 운행이 늘어나는 여름 유가철이 다가오고 있는 데다 나이지리아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허리케인 시즌에 접어드는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어 국제 유가의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워싱턴에 위치한 에너지 컨설팅사 PFC에너지의 로저 다이완 애널리스트는 "OPEC은 언제나 유가가 최고치를 기록해야만 관심을 가진다"며 "유가가 지난 여름 기록한 배럴당 77달러를 넘어 80달러 수준에 이르러야 OPEC도 악영향을 우려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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