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력에 맞선 청년 문재인, 대통령이 되다

9일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승리하며 대통령으로
독재에 저항하며 체포·구속…盧만나 시국변호사길로
2012 대선서 100만표差 패…'대표직 던지며 총선' 등 위기도
'최순실 국정농단' 뒤 대세론 형성하며 이변없이 당선
  • 등록 2017-05-10 오전 6:10:00

    수정 2017-05-10 오전 10:19:06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어느 정부든 공과 과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정부의 한 축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차분한 성찰과 복기를 통해 오류와 한계는 겸허히 인정하고 성공과 좌절의 교훈을 얻었다.”

19대 대선에서 승리가 확실시되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참여정부에서 일했던 경험을 돌아보며 한 말이다.하지만 그는 참여정부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낼 때만 해도 자신이 다시 푸른 지붕 아래로 들어가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었다.

지난 9일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의 특전사 시절 모습. (사진=더불어민주당 지공)
청년 문재인, 정치란 싸워야 할 대상…유신과 독재에 저항하다 구속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치러진 대선 개표결과 당선이 확정되면서 19대 대통령이 됐다.

대한민국 최고의 정치적 권력을 얻게 됐지만 청년 시절 그에게 권력은 맞서 싸워야 할 대상이었다.

문 대통령은 경희대 법대에 재학 중이던 1975년 4월 인혁당 사건에 대해 항의하는 대규모 학내시위를 주도하다 구속됐다. 이후 석방과 함께 강제징집을 당하고 특전사령부 제1공수 특전여단에 배치됐다.

문 대통령은 제대 후에도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시위에 나섰다가 경찰에 또 체포됐다. 이때 유치장 안에서 사법시험 2차 합격 소식을 듣게 됐다.

그는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할 만큼 두각을 나타냈지만 시위 전력에 판사임용에는 탈락했다. 7년간 연애 한 대학 2년 후배 김정숙(58)씨와 결혼한 것도 사법시험에 합격한 다음 해인 1981년이다.

지난 9일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前) 대통령과 함께한 모습.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소탈·솔직·친근했다”…盧만나 시국 변호사, 정치권 입문

문 후보가 그의 정치권 입문과 두 차례 대선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난 것도 이때쯤이었다. 두 사람은 시위·노동 관련 사건을 몇 차례 맡기 시작한 뒤 본격적으로 시국 변호사의 길로 들어섰다.

노 전 대통령은 이후 1987년 6·10 민주화운동 이듬해 4월 총선에서 당시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고 정치권에 뛰어들었다. 문 후보는 2002년 당시 노무현 대선 후보의 부산 선대위원장을 지내며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몸을 던졌다.

문 후보는 노 전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함께 손발을 맞추게 됐다. 이후 2004년 2월 민정수석에서 물러나 히말라야에서 트레킹을 하던 그를 다시 한국으로 불러들인 것은 노 전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 소식이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기각된 뒤에는 다시 청와대로 복귀해 비서실장과 제2차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회 위원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고 참여정부 임기 종료와 함께 자연스레 정치권을 떠났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장례위원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도 기성 정치권과는 거리를 둬왔다. 하지만 19대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 지역에 당선되며 단숨에 유력한 대권 주자로 부상했다. 이후 당내 경선에서 손학규, 정세균, 김두관 당시 후보들을 꺾고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양자 대결을 펼치고 본선에 진출했다.

지난 9일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이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부산 사상구 주례동 주례역 인근에서 대화광장을 열어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호남, 지지철회하면 불출마” 위기도, 최순실 논란 뒤 대세론 이어가며 대권

문 후보는 2007년 당시 이명박 후보보다 많은 1400만여 표를 득표했음에도 박 전 대통령에 100만여 표 차로 석패했다. 이후 민주당 상임고문과 당 대표 등을 지내면서 당내 기반을 공고히 했다는 평가와 함께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패권이라는 비판도 받게 됐다.

안철수 당시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일부 비문계 의원들은 이같은 패권주의를 이유로 탈당 뒤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이에 문 후보는 20대 총선을 앞두고는 승리를 위해 당 대표직을 던지는 배수진을 쳤다. 민주당은 총선을 통해 제1당이 됐지만 야권의 정통 지지기반인 호남 의석 대부분을 국민의당에 내주며 문 후보는 또 다른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문 후보가 총선에 앞서 “호남이 지지를 철회하면 대선에 불출마 하고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한 선언은 논란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그는 “호남에서 지지받고 싶은 마음을 그렇게 표현했던”이라며 정면 돌파에 나섰고 결국 이번 대선과정에서 호남 민심도 다시 돌려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6년 4월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의 총선 패배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뒤에는 차기 주자로서 입지를 다지며 대세론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올 들어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렸고 지난달 3일 당내 경선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을 누르고 본선행을 확정했다.

후보 확정 뒤 한때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일부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잠시 양강 구도를 형성하긴 했지만 대선 본선에서도 무난하게 독주를 이어 갔다. 문 후보측은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지난 3일 이후에는 보수표 결집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구여권에 날을 세우기도 했지만 결국 ‘문재인 대세론’ 속에 이변 없이 대통령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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