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에 치이고, 단속반에 문닫고..우리가 동네북이냐”… 뿔난 공인중개사

부동산 불법 합동단속에 주택거래 위축
주민 담합·무리한 단속 개선 목소리 높아
  • 등록 2018-02-28 오전 9:28:19

    수정 2018-02-28 오후 1:21:26

△지난 27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거래 활성화 및 정상적 거래 회복을 위한 국토교통부와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집주인들이 원하는 대로 매물 시세를 올려주지 않으면 동네 인터넷 까페에서 블랙리스트로 낙인 찍혀서 영업 자체가 힘듭니다. 매매거래 절벽 상황에서도 매일 같이 열심히 영업을 하는데 갑자기 단속반이 들이닥친 뒤 온갖 서류를 다 뒤져서 작은 꼬투리를 잡으려고 혈안입니다. 왜 다들 우리 중개사들을 못 잡아서 안달이 난 건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27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거래 활성화 및 정상적 거래회복을 위한 국토교통부와의 간담회’에서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정부가 서울 집값 과열을 막기 위해 최고 수준의 부동산 불법 합동단속을 시작한 지 한달여가 지나자 공인중개사들은 “도저히 못 살겠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 후속 조치가 차례로 시행되고, 올해 들어서는 재건축 규제 강화로 부동산 거래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실제 이달 들어 27일 현재 분양권 거래량은 119건으로 전년 동기(430건)보다 27%가량 줄었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일일 거래량도 768건(총 1만2974건)으로 지난해보다 32% 감소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부 규제로 공인중개업소의 영업 환경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국토교통부가 법률 개정을 통해 각 행정청 소속 공무원을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으로 제청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아 단속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거래 활성화 및 정상적 거래 회복을 위한 국토교통부와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공인중개사들은 영업 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시세 담합에 나선 주민들의 요구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서은숙 공인중개사협회 용산구 지회장은 “집주인의 요구대로 호가를 올려주지 않으면 동네 주민들에 찍혀서 영업하기가 어렵고, 영리를 목적으로 한 주민 커뮤니티에 매달 수십만원씩 광고를 요구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푸념했다.

장인석 양천구 지회장은 “실제로 불법 중개 영업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소위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이나 자격증이 없는 대여업소가 대부분인데 애꿎은 공인중개업소들만 단속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단속을 하더라도 사전에 고지를 하거나 중개협회 회원이 동행하도록 하는 현장 중심의 단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책 엇박자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류상규 관악구 지회장은 “서울에 잠재적 주택 매수 수요자가 많은데 경기도에서 집을 짓는다는 것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를 따진다면 완전히 빗나간 정책”이라며 “정책 엇박자로 집값을 잡지 못하는 것을 괜한 공인중개업소를 압박하고 있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정희 국토부 부동산산업과장은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일부 주민들의 담합으로 시세를 왜곡해 중개업소를 압박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일종의 영업방해 행위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입법을 통해 막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스트레칭 필수
  • 극락 가자~ '부처핸섬!'
  • 칸의 여신
  • 김호중 고개 푹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