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후원받는 헤즈볼라도 참전…미국-이란 대리전으로 확산하나

무력 충돌 사흘째…양측 사망자 1100명 넘어
"인질 100명 이상"…수감자와 맞교환 요구
"기습 공격 배후에 이란"…미국·이란은 부인
레바논 헤즈볼라 개입…5차 중동전쟁 우려
  • 등록 2023-10-09 오후 7:47:00

    수정 2023-10-09 오후 10:02:00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강대강’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이스라엘이 전쟁 공식 선포로 대응하면서 중동의 안보 위협이 한층 거세진 것이다. 기습 공격 배후로 이란이 지목되면서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측 충돌이 지속되면 50년 만에 5차 중동전쟁으로 이어지고 세계 경제와 안보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국제사회의 위기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구조대원들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주택 잔해 아래에서 들것에 실린 사상자를 옮기고 있다.(사진=로이터)


무력 충돌 사흘째…이스라엘·가자 사망자 1100명 넘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 사흘째인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교전이 이어지며 양측 사망자가 1100명, 부상자는 2100명을 넘어섰다.

이번 충돌로 사상 최대 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민 700명 이상이 죽고, 1200여명이 다쳤으며, 부상자 중 다수가 위중한 상태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조너선 콘리커스 중령은 “한 번에 이처럼 많은 이스라엘 국민이 살해된 적은 이전에 없었다”면서 “9·11 테러와 진주만 공습을 하나로 합친 것과 같다”고 말했다.

사흘째 이어진 교전에 인명피해는 급증하고 있다. 이스라엘 반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집계된 사망자는 413명이라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했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피해 가자지구 주민 12만300여명이 피란길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무력 충돌은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하루 이틀 안에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할 것이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공식적으로 전쟁을 선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공격 다음 날인 8일 “악의 도시에서 하마스가 있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 것”이라며 강력한 보복 조치를 경고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주변 7~8곳에서 하마스와 교전에 돌입했다. 또 다른 무장세력 이슬라믹 지하드와 관련된 가자지구 내 표적 500여곳 이상에 포격을 가했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지휘부 7곳, 이슬라믹 지하드 지휘부 1곳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이 발사되는 사이렌이 울리는 가운데 이스라엘 군인들이 수색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 민간인 피해 직격…인질·수감자 맞교환 요구


하마스의 공격 후 처참한 전쟁의 모습은 소셜미디어(SNS)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 축제 행사장 주변에서 무장 괴한들이 참가자들을 납치하거나 관중이 총격을 피해 달아나는 모습이 담긴 영상들이 올라왔다.

특히 하마스 대원들이 한 트럭 짐칸에 나체의 여성을 싣고 가자지구의 시가지를 행진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공개됐다. 이들은 나체의 여성의 몸 위에 걸터앉았으며, 트럭 주위를 에워싼 군중 가운데 일부는 이 여성을 향해 침을 뱉기도 했다. 영상 속 해당 여성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보였고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외국인들도 숨지거나 실종되고 인질로 붙잡힌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미국 국적자가 10명 넘게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고 영국, 프랑스, 우크라이나, 네팔 등 여러 국가에서 희생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인질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하마스는 전날 이번 공격으로 100명 이상의 이스라엘인 인질을 가자지구에 붙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도 30명 이상의 이스라엘인을 억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여성과 어린이, 미국 국적자를 포함한 외국인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방해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하마스가 인질을 ‘인간 방패’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들은 수감된 팔레스타인(4500명 추정)과 인질 간 맞교환을 내비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가자지구에서 로켓이 발사된 후 한 응급 요원이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이란 배후 정황…5차 중동전쟁 발발 하나

이번 기습 공격은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지원했다는 정황도 제기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공격에 이란 안보 당국자들이 도왔으며, 지난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을 승인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는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관계 정상화를 추진해온 상황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니 아랍권의 화해가 이뤄지면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는 하마스는 입지가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는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며 그간 예민한 반응을 보여온 이란의 이해관계에도 맞기에 하마스의 공격 배후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란 배후설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란이 배후에 있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지만, 오랜 기간 하마스를 지원해왔다고도 설명했다. 이란도 하마스의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공표했다. 이스라엘의 방어 시스템인 ‘아이언 돔’이 뚫리는 등 피해가 커진 것은 기습이었기 때문이며, 되려 이스라엘 안보기구가 저지른 ‘사상 최악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충돌이 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레바논 무장정파인 헤즈볼라는 8일 레바논과 시리아와 접경한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점령지 셰바농장에 로켓과 박격포를 쏴 하마스 공격에 동참했고,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를 겨냥해 보복 포격을 가했다.

한편 이스라엘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초긴장 상태다. 다만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텔아비브 노선을 주 3회 운항 중인 대한항공은 해당 노선을 운항 중단한 상태다. 다만 대한항공은 이스라엘 현지 체류객 귀국 지원을 위한 항공기를 10일 오전 보낼 계획이다. 이후 항공편 운항 여부는 10일 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이스라엘에 거점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지 직원 전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직원 안전 등 현지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자동차 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도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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