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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영국 총리에 도전장을 내민 주요 후보자들의 강경 발언이 이어지면서 노 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합의없는 EU 탈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테리사 메이 총리의 후임자는 그가 3년 집권 동안 하지 못했던 브렉시트를 완수해야 한다. 그러나 메이 총리의 합의안은 3차례나 영국 의회에서 거부됐다. 그렇다고 EU와의 재협상도 쉽지 않은 상태다. 메이 총리가 마지막 돌파구로 제시했던 제2국민투표안 역시 오히려 자신의 사퇴를 앞당기는 악수(惡手)로 작용하면서 문이 닫혔다.
이런 상황에서 메이의 후계자로 나선 이들은 한층 더 강경해졌다. 현재까지 출사표를 던진 인물은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 앤드리아 레드섬 전 보수당 원내대표, 레드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맷 핸콕 보건장관, 에스더 맥비 전 노동연금장관,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 등 7명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인 존슨 전 장관은 메이 총리 사임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EU가 제시한 새로운 브렉시트 날인 10월 31일 탈퇴 합의안에 따르든, 그렇지 않든 EU를 탈퇴해야 한다”며 노 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이 총리에 호적하는 보수당 여걸로 꼽히는 레드섬 전 대표 역시 “필요하다면” 노 딜 브렉시트도 감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EU와의) 협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협상장에서 박차고 나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스더 맥비 전 노동연금장관 역시 대표적인 브렉시트 강경파로 “누가 차기 총리가 되던 10월 31일 브렉시트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헌트 장관은 출마 선언 후 노 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과거 “설사 EU와 합의를 하지 못하더라도 영국은 번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반발해 사퇴한 보리스 전 장관의 뒤를 이어받아 외무장관이 된 후 현재까지 장관직을 역임하고 있다.
스튜어트 장관은 존슨 전 외무장관이 몇 달 전 사석에서 노 딜 브렉시트를 추진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는데 입장을 완전히 바꿨다며 비난했다. 그는 아울러 혹시 존슨 전 장관이 승리하더라도 노 딜 브렉시트와 같은 사태를 쉽게 생각하는 지도자와는 일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핸콕 장관 역시 온건파로 분류된다. 그는 메이 총리의 합의안 통과를 끝까지 지지한 인물 중 하나였다.
아직 출사표를 던지지는 않았지만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과 마이클 고브 환경부 장관 등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두 사람 모두 대표적인 EU 회의론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