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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은 1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처럼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100달러가 넘는 초(超)고유가 사태가 발생하면 경제 전반에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함께 경기 둔화의 위험이 크다”며 이 같이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국제유가는 출렁이고 있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4.13달러 오른 95.72달러에, 북해산 브렌트유는 3.06달러 상승한 100.99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전일대비 배럴당 1.02달러 상승한 96.86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정세에 따른 에너지 수급전망’ 보고서를 통해 군사 개입과 주요 7개국(G7)의 대(對)러시아 고강도 금융·경제 제재가 이뤄질 경우 국제유가가 100~125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러시아산 석유·가스의 대규모 공급 중단 상황이 발생하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최대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양 부원장은 “러시아 전체 수출과 재정 수입에서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50%, 28%에 달할 정도로 높은 상황에서 석유·가스의 공급 중단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현재 수준의 서방 진영 제재가 지속된다면 국제유가는 최대 120달러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동안 100달러대 고유가가 지속한다면 서방 진영은 러시아를 대체할 공급선을 만드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이란과의 핵협상을 조기 종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란이 국제시장에 복귀하면 하루 100만~300만배럴의 원유를 공급할 수 있어 유가 급등세를 잠재울 수 있다.
아울러 양 부원장은 “고유가 지속에 따른 국내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류세와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를 최하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해 발전단가가 높은 LNG 발전 대신 석탄 발전 비중을 한시적으로 높일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