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지속땐 韓경제 지탱 못해…비축유 미리 풀어야"

양의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 인터뷰
"100달러대 유가 지속땐 韓경제 지탱 어려워"
"2주간 유가 100달러 머물면 비축유 방출해야"
"유류세· LNG 할당관세도 최하수준 낮춰야"
  • 등록 2022-03-01 오후 3:50:16

    수정 2022-03-01 오후 8:42:31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2주 가량 지속하면 비축유 방출을 개시해야 할 겁니다. 올해 평균 국제유가를 배럴당 70달러대 초반으로 예상했는데, 100달러대 유가가 계속되면 우리 경제가 지탱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양의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


양의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은 1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처럼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100달러가 넘는 초(超)고유가 사태가 발생하면 경제 전반에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함께 경기 둔화의 위험이 크다”며 이 같이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국제유가는 출렁이고 있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4.13달러 오른 95.72달러에, 북해산 브렌트유는 3.06달러 상승한 100.99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전일대비 배럴당 1.02달러 상승한 96.86달러를 기록했다.

정부는 유가가 오름세를 지속하면 비축유 방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정부가 비축한 물량은 약 9700만배럴로 국내 수요 106일분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양 부원장은 “미국 등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과 공조해 비축유를 푼다면 국제유가에 하방 압력이 클 것”이라며 “원유 수급 불안정성이 악화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정세에 따른 에너지 수급전망’ 보고서를 통해 군사 개입과 주요 7개국(G7)의 대(對)러시아 고강도 금융·경제 제재가 이뤄질 경우 국제유가가 100~125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러시아산 석유·가스의 대규모 공급 중단 상황이 발생하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최대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양 부원장은 “러시아 전체 수출과 재정 수입에서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50%, 28%에 달할 정도로 높은 상황에서 석유·가스의 공급 중단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현재 수준의 서방 진영 제재가 지속된다면 국제유가는 최대 120달러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미국 등 서방 진영이 러시아에 대해 에너지 제재를 가할 가능성도 낮게 봤다. 러시아와의 대치 상태에서 우월적 지위를 점하기 위한 쇼맨십 이상의 행동을 보여주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양 부원장은 “대러 에너지 제재는 유럽 국가들에게는 사형선고와 다름없다”면서 “러시아의 석유, 가스 공급이 중단되면 여러 회사가 부도에 직면할 텐데, 전쟁이 끝나고 이어질 소송전도 미국에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동안 100달러대 고유가가 지속한다면 서방 진영은 러시아를 대체할 공급선을 만드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이란과의 핵협상을 조기 종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란이 국제시장에 복귀하면 하루 100만~300만배럴의 원유를 공급할 수 있어 유가 급등세를 잠재울 수 있다.

아울러 양 부원장은 “고유가 지속에 따른 국내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류세와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를 최하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해 발전단가가 높은 LNG 발전 대신 석탄 발전 비중을 한시적으로 높일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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