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기기관차·레일바이크… 낭만이 달린다

전남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추억의 드라이브 인기… 장미농원·심청마을도 장관
  • 등록 2009-04-23 오전 11:40:00

    수정 2009-04-23 오전 11:40:00


 
[노컷뉴스 제공] 우리나라에서 단 한곳. 추억의 증기기관차를 탈 수 있는 전라남도 곡성의 '섬진강 기차마을'로 이른 아침 떠났다. 용산역에서 KTX와 무궁화호를 갈아타며 곡성역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3시간 30분. 그리 멀지도 않았다.

◈ 추억과 낭만의 증기기관차= 곡성역에 내려 '섬진강 기차마을'이라고 안내된 표지판을 따라 약 7~8분 정도를 걷다 보니 50~60년대 흑백영화 분위기 물씬 풍기는 옛 곡성역이 눈에 들어온다. '아, 여기가 바로 섬진강 기차마을이구나'.

흰색 연기를 내뿜으며 검은색 증기기관차가 역 안으로 들어온다. 아이들이 우르르 내리는 걸 보니 봄소풍을 온 모양이다. 광양에서 왔다는 아이들은 증기기관차 앞에서 와글와글 장난치랴 사진 찍으랴 정신이 없다.

"선생님, 저도 저거 타고 싶어요"라는 목소리가 들려 뒤돌아보니 기차마을 1.6㎞를 도는 철로자전거 '레일 바이크'를 가리키고 있다.

가정역으로 출발하는 증기기관차에 올라탔다. 평일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300여 남짓한 좌석이 꽉 찼다.

증기기관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인 섬진강변과 17번 국도를 최고속력 20㎞로 달렸다.


◈ 붉은색 아름다운 '흔들다리' 두가현수교= 가정역에 내리니 섬진강 붉은 색 두가현수교가 보인다.

약 30여분 정차 시간 동안 꽤 길어 보이는 두가현수교를 걸어보며 섬진강의 아름다운 물줄기를 감상하면 다리가 흔들린다. 그래서 두가현수교를 '흔들다리' 또는 '구름다리'라고 부른다.

◈ 남녀노소 인기 만점 레일 바이크= 마침 4월 30일에 오픈하는 침곡역과 가정역 구간의 5.6㎞ 레일 바이크가 시험 운행을 한다고 해 동행했다.

증기기관차의 실내에서 감상했던 섬진강과 17번 국도가 레일 바이크를 타니 이내 '싱싱한 날 것'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레일 바이크는 약 40여분을 달려 성공적인 시험운행을 마쳤다.

섬진강 기차마을의 레일 바이크가 너무 인기가 좋아 침곡-가정역 구간에 추가로 신설하여 운행한다고 한다. '수요가 공급을 부르는'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 현장을 지키는 사나이, 곡성 군수= 7000평 규모의 땅에 1004종의 장미를 심어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장미농원을 기차마을에 조성한다는 소식에 현장으로 달려갔다.

여기저기서 일하는 인부들 사이에 이상한 광경 하나. 공무원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들이 결재판을 들고 흰 모자를 쓴 중년 남성 뒤를 따라간다. 조형래 곡성군수다. 현장이 궁금한 건 기자뿐만이 아니었다.

군수는 그렇게 현장을 돌며 인부들과 대화를 나누고 진척 상황을 살피고 휴식도 독려했다. 흰 모자와 대비되는 검게 그을린 얼굴이 그의 업무 스타일을 말해주는 듯했다.

뭐 하나 특별할 것 없던 곡성군을 관광객들이 찾고 싶어하는 곡성으로 만들기 위해 철도공사(현 코레일)로부터 폐로와 폐기차를 매입하여 대규모 기차 마을을 만든 조형래 군수는 더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지역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해 열차서비스 전문 기업 코레일투어서비스(사장 김웅)에 경영을 위탁하는 등 곡성군의 관광 위상을 높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장미공원을 만들고 곡성 시내에 5일장을 부활시키고 전통 먹거리 장터를 만들 예정이라 하니 곡성군이 전라남도를 대표하는 관광 인프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 같다.

◈ 대하 드라마 '토지'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심청이야기 마을로 이동하다 얼핏 지나가는 옛 간판을 보고 다시 차를 세웠다.

여기가 바로 '토지'와 '야인시대', '태극기 휘날리며', '아이스케키', '경성스캔들' 등의 드라마와 영화를 촬영했던 영화 세트장 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여기서는 왠지 '태극기 휘날리며'의 장동건이 된 것 같아 폼나게 사진 한 번 찍고 심청이야기마을로 향했다.


◈ 심청이야기 마을= 기차 마을에서 한 5분쯤 달렸을까? 돌에 새겨진 심청이야기 마을 안내 표지가 멋스럽게 서 있었다.

돌 표지를 보고 우회전하여 한 1~2km 올라가다 보니 대나무로 둘러싸인 산기슭의 전통 기와집과 초가집 풍광이 장관이다. 전라남도 곡성은 심청 이야기의 모델이 된 실존 인물인 원홍장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다.

곡성군 오곡면 송정마을에 조성된 효 테마 파크인 '심청 이야기마을' 역시 기차마을과 함께 코레일투어서비스가 위탁 운영 중이다.

기와 6동과 초가 12동으로 구성된 이 마을에 들어서면 연꽃 위에 피어 오른 효녀 심청과 딸을 기다리는 심봉사 등의 조형물과 함께 심청이야기의 등장인물을 소재로 만든 23기의 장승과 심청효행기념비를 볼 수 있다.

회색빛 도시에 지친 심신들이 조용히 와서 묵어도 좋고 단체로 와서 연수를 받고 캠프 파이어를 해도 좋다. 장소는 충분하다.

단, 산골이 깊어 바람에 이는 대나무 소리와 계곡소리에 잠을 빼앗기기 쉬운 사람이라면 긴 밤 이야기로 지샐 수 있거나 손을 꼭 붙잡고 잘 수 있도록 둘이 오자. 하루, 그냥 하루면 이 모든 체험이 가능하다.

5월엔 곡성으로 떠나보자. 추억과 낭만과 자연이 어우러진 곡성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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