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우리가 노무현당? 야당이라면 박근혜·이명박 석방 주장해야"

김문수 전 경기지사(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27일 자유한국당을 예방한 것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표현했다.

김 전 지사는 28일 페이스북에 “사꾸라를 많이 봤지만, 이런 사꾸라는 처음 봤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어찌 이렇게 돼버렸습니까?”라며 글을 시작했다. 이 사람 저 사람 편에 붙어 애매하게 구는 사람을 뜻하는 사꾸라는 여당과 야합하는 야당 정치인을 이르는 말이다.

김 전 지사는 “청와대에 가서 오색 비빔밥을 먹으면서 ‘여야정 상설협의체’ 운영에 합의하더니, 오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방문 영접 장면을 보니, 우리가 야당인지? 노무현 당인지? 어리둥절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야당이라면 마땅히 ‘민생경제 파탄 문재인 책임론’과 ‘북핵 폐기 전 종전협정 반대’를 주장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것도 어렵다면 ‘박근혜·이명박 대통령 석방’을 주장해야 야당 아닙니까?”라고 물으며 “나라를 걱정하는 애국 국민들이 잠 못 이루는 이 난세에, 야당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인사가 보여주는 언행에 절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27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신임대표는 한국당 대표실을 방문해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났다. 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여야 간 협의를 잘해서 법안 처리에 노력해 달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하며 “당선 인사말에서 ‘5당 대표가 조건 없이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민생경제를 살리는 데 있어선 여야가 있을 수 없다”며 반갑게 답했다.

이 대표와 김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와 대통령 정책실장을 각각 맡았던 인연으로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함께 일한 얘기를 주고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