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금리인하 말하기 시작했다"

WSJ "연준 이사들, 최근 금리인하 위한 상황 예시"
"투표권 가진 에반스·클라리다, 금리인하 허들 낮춰"
  • 등록 2019-04-21 오후 4:10:59

    수정 2019-04-21 오후 4:10:59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최근 통화정책에 있어 조금 더 완화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준 이사들이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한 상황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시장은 연준에 금리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연준은 금리인하가 절박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당장 오는 30일부터 다음달1일까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럼에도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 이사들은 경제가 둔화되지 않더라도 물가가 낮아지는 시나리오를 포함해 금리인하가 가능한 조건들을 언급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어떤 상황에 금리를 내릴 수 있는지를 제시하는 등 연준 이사들의 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차 역전된 뒤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졌고, 이후 연준 이사들이 참여한 외부 강연이나 세미나, 컨퍼런스 등에서는 금리인하 가능성이 주요 관심의 대상이 됐다.

지난해 미국 물가는 연준이 목표로 하고 있는 2%를 달성했다. 이에 대해 연준은 “12개월 물가상승률은 중기적으로 ‘대칭적(symmetric)’인 2% 목표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칭적이라는 의미는 목표치인 2%를 기준으로 위·아래로 대칭되는, 즉 2% 근처에 머무는 상태를 뜻한다. 일시적으로 물가가 2%를 넘어가 수 있겠으나 2%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문구는 지난 2017년 3월 재닛 옐런 전 의장 시절에도 쓰인적이 있다. 당시 옐런 전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돌파하자마자 브레이크를 밟지는 않을 것”이라며 “2%는 인플레이션의 상한이 아닌 목표”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정책 목표인 2%를 넘어서더라도 일정기간 비둘기적(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현재 연준이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의 잣대로 삼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은 지난 1월 전년대비 1.8% 상승했다. 다시 2% 밑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연준 표현대로라면 대칭적인 2%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15일 “인플레이션이 2%를 밑도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우리의 통화정책이 사실은 제한적”이라며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에반스 총재는 FOMC에서 통화정책 결정에 대한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홍콩 크레디트스위스 아시아 투자 컨퍼런스에서도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가장 최근까지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던 터라 시장은 태도 변화에 시장은 주목했다.

에반스 총재는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이 수개월 동안 1.5%를 하회한다면 불안하다고 본다. 보험을 드는 것, 즉 금리인하에 대해 분명히 고려해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는 물가가 2%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을 가정한 것일 뿐이다. 에반스 총재 개인적으로는 향후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적으로는 통화정책 정상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얘기다.

투표권은 없지만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 연은 총재도 18일 “인플레이션이 1.5%에서 계속 머물거나 그 밑으로 떨어지면 기준금리를 정할 때 확실히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 “금리인하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에서 다소 비둘기적으로 바뀐 것이다.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도 이달초 CNBC와의 인터뷰에서 “경기침체가 과거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유일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1994년 2월 연준이 12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3.25%에서 6%까지 인상했다가, 물가가 목표치보다 밑돌자 1995년 7월부터 1996년 1월 사이에 3차례 기준금리를 내렸던 사례를 제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클라리다 부의장이 금리인하에 대한 허들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저물가가 금리인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금리인상을 위한 기준은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에 노골적으로 금리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연준 이사들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준은 지난 해 4차례 기준금리를 인상, 현 2.25~2.50%까지 끌어올렸다. 연준은 하지만 올해 1월 이후 “인내심을 갖겠다”며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10월 주식시장이 폭락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부진에 대한 모든 책임을 연준 탓으로 돌린 영향도 적지 않다.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교체설까지 나돌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연준 이사회에 자신의 ‘거수기’를 심으려고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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