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묻은 흉기 옷에 닦고 중얼…‘PC방 칼부림’ 10대 CCTV 보니

만취 10대 女, PC방서 일면식 없는 손님·종업원 찔러
우울증 앓아…경찰 조사서 “나만 불행해 보여” 진술
  • 등록 2020-07-24 오전 9:34:57

    수정 2020-07-24 오전 9:34:57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부산의 한 PC방에서 술에 취한 10대 여성이 흉기를 휘둘러 일면식도 없는 손님 2명과 종업원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여성은 취업준비생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다들 행복하게 사는데 내 인생만 불행하다”고 진술했다.

지난 22일 부산 연제구의 한 PC방에서 10대 여성이 묻지마 흉기 난동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JTBC ‘뉴스룸’ 방송 화면)
부산 연제경찰서는 PC방에서 흉기를 휘둘러 부상을 입힌 혐의(특수상해)로 A(19)씨에 대해 지난 23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전날 오후 7시30분께 부산 연제구의 한 PC방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던 중 40대 여성 손님 2명을 흉기로 찌르고, 이를 말리던 20대 여성 종업원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3일 JTBC ‘뉴스룸’은 당시 상황이 담긴 PC방 내 폐쇄회로(CC) TV 영상을 입수해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해당 PC방 흡연실로 손님 2명이 들어가 담배를 피운다. 흡연실 밖에서 이를 본 A씨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흡연실로 들어가 문을 닫고 이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말리는 과정에서 종업원 1명도 어깨를 찔렸다.

영상에는 A씨가 피묻은 흉기를 자신의 티셔츠 배 부위에 닦는 모습도 담겼다. A씨 옆에는 한 남성이 설득하려는 듯 서 있으나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또 A씨는 흡연실 주변에 서 있던 남성 손님들에게 무언가 끊임없이 얘기하기도 했다.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옮겨진 40대 여성 손님 2명과 20대 여성 종업원 1명은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흉기 난동을 벌인 사람은 취업준비생 19살 A씨로, 우울증을 앓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PC방에 가기 전 인근 주점에서 혼자 소주 1병과 맥주 1병을 마셨다. 그는 술을 마신 뒤 집에 가서 흉기를 챙기고 비닐봉지에 담아 해당 PC방을 찾았다.

경찰에 체포된 뒤 범행 동기를 제대로 진술하지 않던 A씨는 이후 조사과정에서 “모두가 행복한데 자신만 불행한 것 같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대학은 못 들어가고. (우울증 약은) 한 달 전부터 (먹었다더라). 두 사람(피해자)이 (앞에서) 이야기하면서 속닥거리고 하니까 욱한 것 같다”고 ‘뉴스룸’ 측에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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