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식량 동맹'…국경에 대규모 곡물 물류센터 건설

EEF서 블라디보스토크·헤이룽장 사이에 구축 합의
2100억원 투자, 年 800만t 규모…수출길 막힌 러 '숨통'
中 "수입 다각화·세계 식량가격 안정에 도움" 자평
  • 등록 2023-09-14 오전 10:22:40

    수정 2023-09-14 오후 7:30:06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과 러시아가 국경 지역에 곡물 수출을 위한 대형 물류센터를 건설하고 교역을 늘리기로 했다.

지난 6월 중국 동부 장쑤성 타이저우시의 한 국영 곡물 저장 창고에서 한 노동자가 곡물을 삽으로 퍼내고 있다. (사진=AFP)


13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의 국영기업들은 지난 10~13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 동방경제포럼(EEF)에서 블라디보스토크와 헤이룽장성 사이 지역에 150억루블(약 2110억원)을 투자해 곡물 물류센터를 짓기로 합의했다. 이 물류센터에는 60만톤(t)의 곡물을 운송할 수 있는 2만 2000개의 특수 컨테이너와 저장고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연간 최대 비축 용량은 800만t에 이른다.

러시아는 이번 물류 허브 건설로 우랄 산맥과 시베리아, 극동 지역에서 재배된 농수산물을 육로를 통해 중국으로 운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로 곡물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는 중국으로 대체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러시아와 중국의 교역액은 전년 동기대비 32% 증가한 1551억달러(약 206조원)에 달한다. 중국의 수입 항목은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부문이 가장 비중이 컸지만, 대두와 유채기름 등 러시아산 농산물 수입도 급증했다.

식량 안보를 강조하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육로 운송을 통해 러시아산 곡물을 공급받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은 식량 자급률이 95%에 달하지만, 영토 가운데 경작지 면적은 7%에 불과해 수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대두의 경우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올해는 태풍과 수해 등의 영향으로 곡물 수확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주 헤이룽장을 방문해 “이 지역이 중국의 북방 개방의 중요한 관문이 돼야 한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농업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T는 중국과 러시아와의 곡물 교역 협력이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의 식량 위기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탈퇴와 인도의 쌀 수출 제한 등으로 곡물 가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GT는 “중국의 곡물 수입 다각화 노력은 중국뿐 아니라 세계 식량 가격을 안정시키고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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