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렬의 투어텔링]발리, 여행자를 위한 `섬`

  • 등록 2012-08-03 오후 1:00:00

    수정 2012-08-03 오후 1:00:00

[이데일리 김형렬 칼럼니스트] “다녀보신 곳 중 어디가 가장 좋았어요?” 여행업이 밥벌이인 필자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정말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다. 세상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넓고 다양해 가는 곳마다 저마다의 색깔이 있다. 또 사람들의 기호는 그 이상으로 제각각인 터라 내게 황홀했던 곳이 그에게까지 맛깔날 수는 없다. 감성의 공유는 그 만큼 어렵다.

그럼에도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을 꼽으라고 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몇 곳이 있긴 하다. 인도네시아의 ‘발리’가 그렇다.

발리는 적도를 살짝 넘은 남반구 인도양 위에 위치한 섬이다. 면적이 제주도의 2.7 배쯤 되어 상당히 큰 섬인데 모양이 마치 은행나무잎처럼 부채꼴로 생겼다.

날씨가 무더운 동남아 지역의 섬이다보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그런데 발리의 대표 해변인 꾸따비치에 가보면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도 비치에는 1년 내내 인파로 가득차 있다. 모두가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이다.

꾸따의 바닷가는 파도가 매우 높다. 척 보아도 이런 파도에 해수욕을 즐긴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 파도들을 찬찬히 살펴보라.

서핑 보드 위에서 파도를 즐기는 수 많은 서퍼들이 보인다. 5㎞에 이르는 해변은 꾸따를시작으로 르기안, 세미냑으로 이어진다. 이 해변을 따라 수 많은 호텔, 레스토랑, 바, 클럽, 마사지숍, 백화점, 쇼핑센터 등이 끝없이 이어진다. 서울로 치면 강남역과 홍대거리가 혼재된 곳이라고 할까? 가히 세계 최대의 해변 유흥가라고 할만 하다.

그런 꾸따에서 차로 40분만 벗어나면 완전히 다른 세상 ‘우붓’에 다다를 수 있다. 우붓은 해발 600m의 고지대에 있다보니 해변에 비해 선선한 날씨와 맑은 공기를 가지고 있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예술의 마을이기 때문이다.

발리는 흔히 ‘신들의 섬’이라고 불리는데, 350만 인구가 다신교인 힌두교를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종교적 전통으로 마을 집집마다 힌두교 사원이 있고, 매우 이국적인 모습을 빚어낸다.

일찍이 유럽의 미술가들은 우붓에 오래 머물면서 자신들의 미술 세계를 발리의 전통문화와 발리회화, 바틱, 은세공과 융합하게 되었다. 스페인 출신의 안토니오 블랑코는 아예 발리 여자와 결혼해 힌두교로 개종, 블랑코 미술관을 열었다. 네카 미술관, 푸리 루키산 미술관, 아궁 라이 미술관 등 미술관 순례만 해도 족히 며칠은 보낼 수 있다. 또 우붓은 세계 최고의 풀빌라(pool villa)들이 다 모여 있어 신혼여행지 1순위를 놓치지 않는 곳이다.

대개 한국 여행자들이 발리에서 가는 곳은 여기까지다. 그런데 하루에 50달러 쯤을 지불하면 차량을 갖춘 관광 가이드를 고용할 수 있는 곳이 ‘발리’다. 놀랍게도 한국어가 가능한 가이드도 600명이나 된다고 하니 언어에 대한 걱정도 할 필요가 없다.

발리는 휴화산과 활화산이 있어 호수와 온천도 여럿 있다. ‘부두굴’이나 ‘킨타마니’를 가는 데는 우붓에서도 2시간 정도의 시골길을 달려야 하는데, 중간 중간 현지인 시장이나 커피농장, 계단식 논을 들러 갈수도 있고, 길거리의 야생 원숭이를 만날 수도 있다. 발리에서 가장 높다는 아궁산을 배경으로 한 브사키 사원은 발리 여행의 백미 중에 하나다.

진정으로 발리에서 바다를 즐기고 싶다면 북쪽 해변의 ‘로비나’로 가야 한다. 새벽에는 돌고래 투어를 갈 수도 있고, 세계의 다이버들이 다 모인다는 멘장안 국립공원에서 스쿠버 다이빙이나 스노쿨링을 만끽할 수 있다.

바다와 산, 호수, 그리고 미술과 종교를 한 번에 접할 수 있는 곳이 발리다. 단 한 가지 단점이라면 인천~발리 직항이 하루 2회 뿐이라 다른 동남아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항공료가 비싸다. 홍콩(캐세이퍼시픽), 방콕(타이항공), 쿠알라룸푸르(에어아시아) 경유편을 이용하면 좀 더 저렴하게 갈 수 있다.

김형렬 호텔자바 이사 rancet@travelb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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