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톺아보기]안 하는게 더 이상한 `삼성전자 지주회사`

갤노트 사태로 이재용 부회장 등기이사로 전면 등장
경영능력 인정받는다면 다음수순 적극적 지배구조 개편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 원한다면 방법은 인적분할 뿐
  • 등록 2016-09-26 오전 9:29:18

    수정 2016-09-26 오전 9:29:18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21일 오전 삼성 수요사장단회의 참석차 서울 서초사옥으로 출근하는 모습. 왼손에 갤럭시노트7을 들고있다.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최근 삼성전자(005930)를 둘러싼 여러 가지 뉴스들이 있었는데요. 간략하게 되짚어보면 실적호조와 함께 주가도 사상 최고가 행진을 기록하던 와중에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과 리콜사태라는 악재가 발생했습니다. 또 그 악재를 돌파할 방안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법적지위와 책임을 가지는 등기이사로 전면 등장한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외부적으로도 삼성전자를 둘러싼 이슈가 있는데 국회 쪽을 보면 삼성전자와 관련된 보험업법과 상법 등 몇 가지 쟁점법안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이슈를 되짚어본 이유는 종합해보면 어떤 결론에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바로 인적분할 가능성입니다. 하나의 회사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을 한다는 것은 곧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는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 삼성이 공식화한 것도 아니고 반드시 단정할 수도 없지만 최근 삼성의 내부적인 상황, 삼성을 둘러싼 대외적인 상황 모두를 종합해보면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즉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의 ‘타이밍’이 다가오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갤럭시노트 수습 이후가 행보 주목…삼성을 압박하는 법안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년 반 동안 병상에 있는 부친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그룹의 의사결정 최종 책임자였습니다. 그 이전에는 후계자였다면 지난 2년반 동안은 사실상 그룹총수로서 전면에 나선 것인데, 다만 법적인 지위와 책임을 가지는 등기이사는 아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갤럭시노트 사태를 계기로 등기이사로 전면에 등장하게 됐습니다. 주주들은 경영자의 능력을 확인하고 싶어합니다. 단순히 금수저여서 삼성 경영권을 물려받는 게 아니라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길 원합니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측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18%인 반면 외국인 지분율은 50%를 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관련한 어떤 변화를 꾀하기 위해선 주주 지지가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삼성전자 실적과 주가가 어느정도 뒷받침되어 있는 상황이고, 이제 등기이사 지위와 함께 갤럭시노트 사태를 잘 수습한다면 그 다음수순은 보다 적극적인 지배구조 개편 흐름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아울러 국회에서 삼성전자와 관련된 몇 가지 쟁점법안들이 발의돼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삼성 측의 삼성전자 지분율 18% 가운데 거의 절반에 가까운 7.5%를 책임지고 있는 삼성생명과 연관해 보험업법 개정안(이종걸 의원 대표발의)이 제출돼 있습니다. 생명이 보유한 전자 지분율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는 법안입니다. (☞관련기사 [주식톺아보기]삼성 지배구조 재편 이끌 핵심 법안) 또 삼성전자는 자사주 13%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금액으로 30조원에 육박하는 이 주식을 아무의미없이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향후 인적분할때 매우 요긴하게 쓰이게 될 자사주인데 이를 활용하지 못하게 하는 상법 개정안(박용진 의원 대표발의)도 제출돼 있습니다.

삼성전자를 지주회사(HC)와 사업회사(OC)로 인적분할했을 때 나타나는 삼성측 지분율을 보여주는 그림(자료: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를 원한다면 방법은 인적분할 뿐

삼성 측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18%입니다. 삼성이 18%만으로 계속가겠다고 판단한다면 아무런 변화없이 지금처럼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렸듯이 삼성생명이 가진 삼전전자 지분율에 균열을 초래할 수 있는 법안이 발의된 상황이고,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3.5%에 대한 상속세 부담도 있습니다. 이런점을 감안해 삼성전자 지배력을 더 안정적으로 가져가야하겠다고 판단한다면, 방법은 사실상 단 하나밖에 없습니다. 인적분할입니다. 현재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20조원입니다. 예전보다 덩치가 많이 커졌고 앞으로 더 커질지도 모릅니다. 삼성물산 같은 법인이 됐든 이재용 부회장 개인이 됐든 돈을 주고서 삼성전자 지분을 더 늘린다는 건 상당히 어렵습니다. 1%만 사더라도 2조원입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누는 인적분할을 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다소 복잡한 계산방식이 있지만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인적분할 후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회사 신주와 교환하는 주식스왑 과정까지 모두 마무리하면,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물산 등 삼성 측은 삼성전자지주회사 지분을 43%까지 확보할 수 있습니다. 분할때 받은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회사 신주로 교환하는 방식을 통해 지주회사 지분율을 대폭 높일 수 있는 것입니다. 43%는 이 부회장과 삼성물산 등 삼성측만 주식교환에 응했을 경우를 가정한 수치입니다.

또한 삼성전자지주회사는 삼성전자사업자회사 지분을 31% 가질 수 있습니다. 주식스왑으로 기존 삼성측 주주들의 사업회사 지분(18%)를 확보하면서 동시에 자사주 13%에 대한 신주배정을 받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못하도록 법안이 현재 발의돼 있는 상법 개정안이고, 법안이 반드시 통과될지는 미지수이나 삼성으로서는 최대한 보수적 상황까지 검토대상에 올려야합니다.

계속해서 말씀드려온 것이 현재 삼성 측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18%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는데요. 인적분할 이후 확보하는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지분율은 모두 기존의 18%와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숫자입니다.

만약 이 정도의 지분율 상승을 위해 시장에서 돈을 주고 매입한다고 하면 3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금액이 필요하지만, 인적분할과 주식스왑을 거치면 돈이 거의 들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삼성이 이런 방안을 검토하지 않는다는 보는 시각이 더 이상한 상황입니다. 단지 언제하느냐의 문제일 뿐이고, 삼성 내부상황과 삼성을 둘러싼 대외적 상황을 종합하면 적절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보는게 상식적입니다.

인적분할은 투자자 관점에선 어떻게 봐야하나.

만약 A라는 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 10주를 가지고 있다면 시가로 약 1600만원어치입니다. 인적분할하면 삼성전자지주회사 주식 10주와 삼성전자사업회사 주식 10주를 각각 보유하게 됩니다. 주식 수는 20주로 늘지만 이론적으로 주식가치는 동일하게 1600만원입니다. 1600만 원내에서 분할 비율에 따라 예컨대 분할비율을 ‘3(지주회사)대7(사업회사)’로 한다면 지주회사주식 10주는 500만원의 가치를 지니고 사업회사 10주는 1100만원이 되는 것입니다. 액면분할해도 이론적 주식가치는 동일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향후 가치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너 입장에선 지배력을 위해 지주회사가 중요합니다만, 주식가치 측면에서 지주회사는 보유한 투자지분가치로 평가를 받는 것이고, 사업회사는 미래사업가치로 평가받는 것입니다. 지주회사의 가치는 어느정도 고정돼 있지만 사업회사의 가치는 사업하기 나름에 따라 얼마든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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