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퇴임 1844일 만에 검찰 출석…"이번이 마지막이길"

오전 9시 14분 자택서 나와 23분 청사 도착
"하고 싶은 말 많지만 말 아끼겠다…국민께 죄송하다"
100억대 뇌물·다스 경영비리 등 두고 마라톤 공방 예고
  • 등록 2018-03-14 오전 9:36:46

    수정 2018-03-14 오전 9:42:36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서며 대국민 메세지를 발표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헌정 사상 다섯 번 째 전직 대통령이 된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14일 검찰에 출석했다. 지난 2013년 2월24일 대통령직에서 퇴임한 이후 1844일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국민 앞에 섰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14분 맹형규(71)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수행을 받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차량을 타고 나와 약 4.7㎞ 떨어진 중앙지검 청사에 9시 23분 도착했다. 그는 청와대 경호처 경호와 경찰 도로통제 지원을 받아 최단시간 코스로 이동했다.

이 전 대통령은 청사에 도착해 포토라인에서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을 뗐다.

그는 “무엇보다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할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또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께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얘기가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며 “다만 바라건데 역사에서 이번 일이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날 소환현장에는 내·외신 취재진이 수백명이 아침부터 자리를 채웠다. 이 전 대통령은 발언을 마친 뒤 중앙지검 청사에 들어가 10층의 특수1부장실에서 한동훈(45·사법연수원 27기) 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차를 마신 뒤 특별조사실인 1001호로 옮겨 본격적인 조사를 받는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조사에 특수 2부의 송경호(48·29기) 부장과 이복현(45·32기) 부부장, 신봉수(48·29기) 첨단범죄수사1부장, 수사관을 투입한다. 이 전 대통령 측에선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강훈(64·14기) 변호사와 피영현(48·33기)·김병철(43·39기) 변호사가 조사에 입회해 방어에 나선다.

이날 조사는 전부 영상녹화된다. 이 전 대통령은 녹화에 동의했다.

검찰은 전날 오후 9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중앙지검 청사를 보안구역으로 설정해 출입을 엄격히 제한했다. 앞서 1년 전 박 전 대통령 조사 때는 하루종일 중앙지검 청사를 통제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와 횡령, 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과 삼성의 다스 미국 소송비용 대납, 이팔성(74)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로비자금, 대보그룹 등 기업 불법자금 등 뇌물수수 혐의 규모가 100억원을 넘는다. 또 300억원대 다스 비자금 조성과 수십억원대 다스 관계사 횡령·배임에 관여했다는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 특수활동비 뇌물수수 혐의의 주범이며 다스의 실제 소유주라고 잠정 결론 내린 상태다.

반면 이 전 대통령은 정치보복 등을 거론하며 자신에 대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혐의가 10개를 훌쩍 넘을 정도로 많지만 단 한번의 대면조사로 끝내겠다는 방침이어서 밤을 지새우는 마라톤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에게 필요한 예우는 충분히 갖추되 철저하고 투명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을 ‘대통령님’으로 호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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