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했던 24시간…‘카카오 먹통’에 주저앉은 디지털 한국

15일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서비스 장애
운전 도중 내비게이션 장애, 택시요금 결제 안되기도
카카오 웹툰 등도 영향, 자영업자 주말 장사도 ‘헛탕’
이어지는 카카오 장애, 불만과 개선 목소리 거세져
  • 등록 2022-10-16 오후 5:50:06

    수정 2022-10-16 오후 10:20:28

카카오팀 트위터 공지 기준.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김정유 권효중 기자] 40대 직장인 설모 씨는 15일 오후 3시30분께 아찔한 일을 겪었다. 지방 고속도로를 운전하는 도중 보고 있던 ‘카카오T’ 내비게이션이 갑자기 먹통이 됐던 것. 초행길이라 길을 몰랐던 설씨는 어쩔 수 없이 운전 중 한 손으로 ‘T맵’(SK텔레콤 내비게이션)을 다운받아 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다. 설씨는 “이번 일을 계기로 카카오 의존도를 낮춰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김모 씨도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이날 오후 3시15분께 ‘카카오T’ 앱을 통해 택시를 타 잘 도착했지만, 추후 확인한 카드 내역을 보니 결제 요금이 ‘0원’으로 찍혀있던 것. 거리상 6000~7000원의 운행요금이 나와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결제가 안 된 것이었다. A씨는 “이번 카카오 사태로 이용자는 물론, 택시기사분들까지도 큰 피해를 볼 것 같다”고 우려했다.
1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주식회사 C&C 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과 경찰 관계자들이 1차 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K C&C IDC 화재에 카카오 서비스 ‘먹통’

SK C&C 판교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화재에 따른 ‘카카오 먹통’ 사태가 사회 곳곳에 큰 차질을 주고 있다. ‘대표 메신저’로 거듭난 ‘카카오톡’(카톡)은 물론 내비게이션, 택시 호출, 인터넷은행 등 국민들이 일상에서 사용 중인 서비스들이 일제히 멈추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5일 발생한 SK C&C 판교 IDC 화재에서부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19분에 발생한 화재는 전기실에서 비롯됐다. 화재 발생 3분 후 IDC 전원 공급을 차단했고 이로부터 12분 후인 오후 3시30분 카카오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다. 카카오는 SK C&C 판교 IDC에 3만2000대 서버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카톡’은 물론, 이곳 IDC를 활용하는 카카오 계열사 전반의 서비스가 먹통이 돼 버렸다.

복구엔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카카오는 이날 오후 11시30분께 ‘다음’ 뉴스 서비스를 일부 복구했다고 공지했고, 이후 3시간여가 흐른 16일 오전 2시16분 ‘카톡’ 메시지 수발신 기능 일부가 복구됐다고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오전 10시25분엔 ‘카톡’ PC버전도 일부 복구했다. 이밖에도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등 주요 카카오 계열사들도 이날 오후부터 서비스 복구 소식을 순차적으로 공지하고 있지만, 완벽히 복구가 완료된 건 아니다. 카카오는 16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서비스 장애 관련 전체 3만2000대 서버 중 1만2000대를 복구한 상황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결제 연동 서비스 피해, 킥보드 연체비 10만원 넘기도

이처럼 복구 속도가 더디면서 국민 불편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카톡’ 장애로 지인간 안부를 묻거나 업무차 의견을 전달하는 부분이 이뤄지지 않아 불편함을 초래했다. 이중 심각했던 건 ‘결제’가 연동된 서비스의 먹통이었다.

지난 15일 오후 ‘카카오 킥보드’를 이용했던 한 소비자의 경우엔 카카오 서비스 오류로 킥보드 반납과 결제를 하지 못해 연체금액이 10만원까지 불어났다. 또 ‘카카오T’ 주자창에선 무인정산기 등이 시스템 장애를 일으켜 작동하지 않는 일도 있었다. 이날 ‘카톡’ 기프티콘을 이용하려고 스타벅스 등에 방문한 소비자들도 결제가 되지 않아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카카오뱅크 오류로 지난 15일이 대출 상환일이었음에도 제때 상환을 못해 불안해 하는 사례들도 전해졌다.

카카오가 제공하는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도 원활하지 못했다. 결제해놓은 작품을 보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일부 웹 콘텐츠 작가들 사이에서는 작품 홍보에 지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웹소설 작가는 “웹 콘텐츠 작품은 초기 독자 유입이 중요해서 론칭 후 3~5일 내의 매출이 크게 좌우한다”며 “카카오페이지가 먹통이 돼 초반 홍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작가들은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했다.

‘카톡’을 통해 광고 마케팅을 하는 자영업자들의 피해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비스 장애가 주말에 이뤄지면서 ‘카톡 선물하기’ 등으로 매상을 올리려고 했던 자영업자들은 광고비와 하루 매출을 날릴 처지에 몰렸다. 특히 ‘카톡’ 마케팅을 중심으로 하는 업체들의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톡 등에서 15일 오후부터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장애가 장기화하면서 불편이 이어지는 가운데 16일 오후 경기 과천의 한 카카오T 주차장 무인정산기에 시스템 장애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 들어 6번째 장애, “국가산업 인프라로 자각해야”

카카오가 대규모 서스 장애를 일으킨 건 올해 들어서만 벌써 6번째다. 지난 4일에도 ‘카톡’ 메시지 송수신 오류가 발생했다. 당시엔 18분만에 정상 복구되며 상황이 일단락됐지만, 이번은 다르다. 만 하루 동안이나 모든 복구가 완료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고개를 숙였다. 화재를 사전에 막지 못한 SK C&C에도 1차 잘못이 있지만, 이를 고려해도 전반적인 서버 복구 속도가 더뎌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에선 비판을 피하긴 힘들다.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트위터 공식 채널을 통해 “카카오는 이번 화재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현재 입주해 있는 데이터센터 업체에 사고 원인을 전달해 안전 점검 및 사고 예방 조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예정”이라며 “향후 이같은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이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서비스를 평소와 같이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적 재발 방지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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