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1교대' 소방관 4%뿐…근무개선 출발부터 삐걱

4월 도입한 3조 1교대 근무 적용 인원 4% 그쳐
안전처 "시범시행 결과 전체 인력 중 30% 적용 가능"
시도 소방본부 "인력 부족해 3조 1교대 확대 불가능"
소발협 “소방본부서 소방관 일탈 우려해 도입 외면”
  • 등록 2017-05-10 오전 6:30:00

    수정 2017-05-10 오전 6:30:00

지난 1월 서울 도봉구 서울소방학교 구조구급훈련센터에서 열린 ‘서울소방재난본부, 시민안전 지키기 삼무실천 다짐대회’에서 소방지휘관 및 의용소방대장들이 마스크를 벗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정선 기자] 소방관들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지난달부터 실시한 ‘3조 1교대’ 근무체계 도입이 초기부터 삐걱대고 있다. 실제 시행 책임을 맡는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현장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중앙정부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정책을 발표했다는 불만이 나온다. 반면 소방관들은 각 시·도 소방본부가 소방관 일탈을 우려해 근무체계 개편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도입한 3조 1교대 근무 4% 그쳐

국민안전처는 올해 초 4월부터 전국 소방서·119 안전센터 등 1461개 소방관련부서 3만 5144명 인력의 30% 이내에서 3조 1교대 근무를 실시한다는 내용의 ‘2017 특정직 인사혁신 및 인사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시행 1개월이 지났지만 여지껏 3조 1교대 근무를 하는 인원은 약 4%인 1486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3조 1교대 근무는 24시간 근무한 뒤 이틀을 쉬는 방식이다.

현재 소방관들은 3조 2교대로 근무한다. 소방관들은 현재 첫번째 주에는 아침에 출근해 저녁에 퇴근하는 방식으로 낮시간 동안 9시간을 일한다. 그 다음 2주동안에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야간 15시간을 일한 후 다음날은 쉬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화재진압이나 구급현장의 소방공무원들은 심각한 피로를 호소하는 상황이다.

현직 소방관들이 회원인 소방발전협의회(소발협)는 현장 소방대원의 80% 이상이 3조 1교대 근무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박해근 협의회장은 “3조 2교대 방식의 현재 근무체계는 야간 근무가 많아 가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며 “3조 2교대 근무로는 보름 가까이 사회와 가정과 단절될 수밖에 없어 우울증을 호소하는 소방대원들도 많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안전처는 인력이 부족해 현실적으로 3조 1교대 근무방식을 전면 시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안전처 관계자는 “지난해 3조 1교대 근무체계를 시범운영한 결과 전체 소방관서의 30%에서 3조 1교대 근무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근무강도를 감안해 하루에 화재진압 1건·구조 3건·구급출동 4건 이하인 소방부서만 제한적으로 3조 1교대 근무를 적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출동건수가 많은 소방관서에서 24시간 근무를 하게 되면 소방대원의 체력부담과 훈련부족으로 현장대응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방본부서 인력부족 핑계로 도입 외면”

문제는 현장 출동을 관할하는 각 시·도 소방본부의 입장은 다르다는 점이다. 시·도 소방본부는 현재 인력으로는 제한적으로도 3조 1교대 근무 도입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안전처가 일선 현장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파악없이 일방적으로 3조 1교대 근무 도입을 강행했다고 불만스러워 하고 있다.

안전처 관계자는 “전국 소방부서 30%에 3조 1교대 근무를 적용키로 한 것은 의무사항은 아니다”라며 “각 시·도 소방본부장이 현장 상황에 맞춰서 30% 내에서 3조 1교대 근무를 적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일선 소방관들은 각 시도 소방본부장들이 인력부족을 핑계로 3조 1교대 근무 도입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24시간 근무 후 2일 휴식체제에서는 소방관 통제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현 3조 2교대 근무 체계를 고수하려 한다는 것이다.

소방협 관계자는 “비번일 때 소방관들이 부업을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례짐작 때문에 시·도 소방본부가 3조 1교대 근무 도입을 꺼리고 있다”며 “인력부족은 핑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실제 화재·구조현장에서 일하는 소방공무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현장 소방대원을 늘려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국민안전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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