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2롯데월드'논란…서울시는 책임없나

  • 등록 2014-07-27 오후 4:10:31

    수정 2014-07-27 오후 4:10:31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롯데그룹이 서울 잠실에 짓고 있는 123층 높이 초고층 건물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가 논란에 중심에 서 있다. 지난해 초부터 메가기둥 균열과 공사장 안전사고, 석촌호수 물빠짐 현상 및 싱크홀 우려, 교통개선대책 미흡 등 수많은 문제점들이 꼬리를 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9일 롯데가 면세점과 쇼핑몰, 극장 등이 들어설 저층부에 대한 임시사용을 서울시에 신청하면서 승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는 저층부 조기 개장에 필요한 사안들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각계 전문가 23명으로 구성된 시민 자문단까지 꾸렸다. 하지만 두 달 가까이 지나도록 임시사용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일단 롯데 측에 보완 지시를 내린 상태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못내 아쉬운 점은 제2롯데월드와 관련된 수많은 문제점들에 대해 자신들은 전혀 책임이 없다는 듯한 서울시 공무원들의 태도다. 2010년 6월 당시 제2롯데월드에 대한 건축심의를 통과시킨 책임자는 지금 관련 부서를 총괄하는 최고위직에 있다. 실무자 대다수도 직급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스스로 검토하고 허가했던 사안을 세월이 흘렀다고 모르는 일처럼 치부하는 모습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연유에서인지 서울시가 저층부 임시사용승인에 대한 판단을 직접 내리지 못하고, 시민 자문단 등 민간 전문가들에게 미루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흔히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고 말한다. 정권이 바뀌면 공무원들은 교체된 권력의 정책 방향을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처하는 공직자들의 무책임에 쏟아진 국민적 분노를 기억한다면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제2롯데월드와 같은 중요한 사안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투표로 선출된 시장에게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결정에 앞서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보완하는 것은 분명 실무자인 공무원의 몫이다. 얼마 전까지 저층부 임시사용승인 업무를 총괄하던 고위 공무원에게 승진한 다음날 전화를 걸자 “이제 내 일이 아니니 담당자에게 물어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승진해 떠난 자리가 아직 공석이었기에 씁쓸한 뒷맛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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