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코퍼` 구리값 추락…무역전쟁發 글로벌 경기둔화 예고

`경기선행지표` 구리, 고점서 -22%…21개월만에 약세장
아연·니켈 외에 금·은 등 귀금속까지 동반 하락
中경제지표 부진에 무역전쟁 충격 실물경기로 확산
"기술적 매도·칠레광산 재개, 금속값 더 떨어뜨릴 수도"
  • 등록 2018-08-16 오전 8:11:23

    수정 2018-08-16 오전 8:11:23

구리 국제가격 추이 (그래픽=WSJ)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경기 변동에 민감해 글로벌 경제상황을 예측해주는 지표가 된다는 이유에서 ‘닥터 코퍼(Dr. Copper)’로 불리는 구리값이 약세장에 진입했다. 무역전쟁 여파로 인해 글로벌 경기 둔화가 나타날 수 있는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의 코멕스(Comex)에서 거래되는 8월 인도분 구리 선물가격이 이날 하루새 4.4%나 하락하며 파운드당 2.557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1년 2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구리 가격은 지난 6월에 기록한 4년래 고점대비로도 225나 하락하며 기술적인 약세장 국면에 진입했다. 구리시장이 약세장에 진입한 것은 지난 2016년 11월 이후 1년 9개월여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국제 금 가격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8월분 금 선물가격은 전일대비 1.3% 하락하며 온스당 1177.50달러를 기록했다. 그 외에도 팔라듐과 은, 플래티늄, 아연, 니켈, 주석 등 주요 금속 원자재 가격이 3% 이상씩 동반 급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통상 금속 원자재들은 전세계 건설과 제조업체들의 핵심 원재료로 쓰인다는 점에서 경제를 해석하는 지표로 읽히고 있다. 아울러 이들 금속의 수입량의 절반 가까이를 중국이 사들이다보니 중국 경제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지표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나타나고 있는 금속 가격 하락도 미국으로부터 촉발된 무역전쟁의 결과인 동시에 이로 인해 향후 글로벌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는 선행지표로 받아들일 수 있다. 김태현 이베스트투자증권 해외선물팀 과장도 “터키 외환시장 불안과 공포가 홍콩과 중국, 인도네시아 등 다른 신흥국으로 확산되고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화 상승과 함께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되고 있다”며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가 이미 시장을 지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날 발표된 중국의 7월 소매판매는 전년동월대비 8.8% 증가하는데 그쳐 9.1%였던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고 같은 달 산업생산도 6.3% 전망에 못미친 6.0% 증가에 그쳤다. 특히 연초 6~7%를 유지하던 고정자산투자도 1~7월 누적으로 5.5% 증가에 그쳐 1995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처음으로 5%대로 주저 앉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비롯돼 러시아, 터키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무역전쟁이 다른 신흥국 위기로 번져 원자재 소비 수요를 위축시킬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특히 무역전쟁 여파로 달러화가 강해지고 있어 금속 등 원자재 가격은 더 하락할 수도 있다. 아울러 금속 가격 하락이 금융시장 전반의 안전자산 선호를 부추겨 글로벌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올리버 누전트 ING 원자재담당 스트래티지스트는 “이 모든 우려가 하나의 얘기”라며 “글로벌 무역전쟁에 터키까지 가세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고 이는 글로벌 경제 성장 우려로 번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비엔 로이드 맥쿼리 선임 애널리스트도 “미국 경제는 여전히 식을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각국의 부양책에도 글로벌 경기는 하반기에 둔화될 수도 있다”고 점쳤다.

일단 전문가들은 주요 금속 가격이 지지선 아래로 내려감에 따라 기술적인 매도물량까지 부추겨 추가 가격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세계 최대 원자재업체인 BHP빌리턴이 칠레 에스콘디다 구리 광산 노동자들과 임금 협상 타결 직전까지 가면서 생산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가격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 44일째 이어진 이 광산에서의 파업으로 구리 가격이 상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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