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9박12일 간의 중남미 4개국 순방 기간 내내 고열과 복통으로 주사와 링거를 맞는 상황에서도 꿋꿋이 세일즈외교를 펴는 ‘투혼’을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현지 브리핑을 하고 “박 대통령은 순방 기간 편도선이 붓고 복통에 열이 많이 와서 거의 매일 주사와 링거를 맞으면서 강행군을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 18일 진행된 콜롬비아 동포 간담회에서 기침을 몇 번 하다가 “수행원들이 고산병에 다들 고생하는데 나는 고산병이 없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목으로 온 모양”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고산병 때문에 힘들어하시는데 다들 괜찮으세요”라고 수행원들의 건강을 챙기기도 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인사말 도중 잔기침을 수차례하고 물을 마시는 장면까지 목격돼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특히 중남미 순방의 첫 방문국인 국가인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는 해발 2640m에 자리 잡고 있어 고산병 우려가 컸다. 일부 수행원들이나 동행 기자들도 산소 부족에 따른 두통과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민 대변인은 “대통령께서 몸이 안 좋으신 가운데에서도 (세일즈외교를 펴느라) 고생을 했는데, 국내사정이 여기와 달라 (서울에 도착하면) 또 고생할 것 같아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귀국 즉시 사의를 표한 이완구 국무총리의 후임 인선 작업 등 산적한 국내 현안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