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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19일(현지시간) 개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번 FOMC는 시장의 예상대로 완화적이었다. 이 총재 역시 연내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보다 분명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두 차례 인하 가능성까지 강하게 제기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17명의 FOMC 멤버 중에서 8명이 연내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힌 셈이여서, 아무래도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좀 높아졌다고 보는게 시장의 예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거의 절반이 50bp(0.5%포인트) 인하 견해를 나타냈다. 저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금리 전망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점도표(dot plot)의 연말 예상금리도 기존 2.40%(중간값)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곳곳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강한 시그널을 줬다. 연준은 우선 통화정책 성명에서 “인내심”을 삭제하며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위원 8명이 인하를 전망한 가운데, 그 중 7명은 2차례 인하, 1명은 1차례 인하를 각각 내다봤다. 아직까지 대세를 이루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상당수 FOMC 위원들이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연준의 정책변화가 한국은행의 금리 경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이 총재는 “국제금융시장과 글로벌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어느 나라든 연준의 방향을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면서도 “기계적으로 연준의 결정을 따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 총재는 연준이 ‘불확실성’을 강조한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갑작스럽게 높아져서 좀 더 확인하고 의미를 이해할 필요 있겠다고 했는데 그게 (파월 연준 의장의) 솔직한 심정일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보면 곧 있을 G20 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중 무역협상의 향방을 가늠해보고, 입수되는 지표를 더 확인해보면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다 금통위 이후 12일만에 창립기념사를 통해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며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꾼 것은 “창립기념사때는 그간 2~3주 사이에 대외여건이 급작스럽게 많이 변했기 때문”이라며 “미·중 무역협상이 6월에 합의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많았는데 6월 초 3000억달러 추가 관세 언급을 하면서 6월 타결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졌고, 반도체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회복이 지연되는데 대해 우려를 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1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도 속보치보다 조금 낮은 -0.4%로 추정했고, 사실상 우리가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는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